무시무시한 CJ 헬로비전

무시무시한 CJ 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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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발표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담긴 유료방송 규제완화의 핵심은 점유율 규제다. 특히 케이블 업체의 SO 권역별 규제 제한 및 PP의 매출액 규제 완화는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이 상황에서 CJ 헬로비전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CJ 헬로비전은 강원방송을 인수해 약 14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국내 최대 MSO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CJ 헬로비전은 강원방송의 주식 675,727주를 654억 2,000만 원에 취득하는데 합의했다. 앞서 지난 6월 영서방송과 호남방송, 지난 7월에는 전북방송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결정된 강원방송 인수 합병 승인을 받는다면 CJ 헬로비전이 소유한 SO 개수는 23개로 늘어난다. 이에 CJ 헬로비전은 올해 총 가입자 67만 명을 추가해 419만 가입자를 보유한 거대 케이블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났다.

당장 증권가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CJ 헬로비전의 강원방송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증권은 “CJ 헬로비전이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지위를 굳혔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 3,000원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종합계획에 포함된 유료방송 규제완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시장의 반응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CJ 헬로비전의 성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거대 MSO의 무리한 지역 SO 합병은 궁극적으로 케이블 업계의 다양성을 박탈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이는 종합계획의 유료방송 규제완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경우 SO 사이에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케이블의 생명인 다양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분석과 같다. 물론 PP 매출 제한 규제 완화도 비슷한 문제를 잉태하고 있다. 정부의 종합계획이 CJ와 같이 PP와 SO를 모두 보유한 거대 케이블 사업자에 특화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CJ 헬로비전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를 두고 일시적으로는 성장동력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종합계획에 포함된 8VSB 허용이 컨버터 구입 등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권역-가입자 흡수가 종국에는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8VSB가 종합편성채널의 비원으로 여겨지며 SO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상존하는 만큼, CJ 헬로비전이 가입자 유치 및 보호를 통한 몸집 불리기와 8VSB 아이템을 협상의 카드로 삼아 대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투트랙 전술을 통해 IPTV 및 지상파, 위성방송의 사업 잠식을 막아내려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