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교수 “메타버스는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이 반영된 것”

김상균 교수 “메타버스는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이 반영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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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강원대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메타버스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11월 4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개최한 KOC 2021에 두 번째 키노트 강연자로 참석한 김상균 강원대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를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매트릭스’가 될 것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만약 가상의 세계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살 수 있는 ‘빨간 약’과 약간은 불편하지만 현실에서 살 수 있는 ‘파란 약’이 있다면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이냐”고 질문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강연 마지막에 “5천 명을 조사한 결과 연령대와 직군 상관없이 60%가 빨간 약을 선택했다”면서 “제 생각보다 많은 분이 매트릭스를 선택했는데 이들에게 왜 선택했느냐 물으니 선택한 60%와 선택안 한 40% 모두 이유는 ‘행복’으로 같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이 모든 걸 바라보는 관점은 행복이라는 인간의 욕망이었다”며 “기술은 단지 수단일 뿐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지향점이 메타버스로 좀 돌아간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김 교수는 현재 메타버스가 어느 정도까지 구현되고 있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시작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가상공연이었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현장의 실체감(존재감), 공연의 응집도 등을 언급하면 이런 것들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공간 복제 등으로 적절한 응집도를 마련해주고, 현장과 다른 상호작용을 주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가 끝나더라도 가상 공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창출도 오프라인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김 교수는 “보통 이런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는데 선택적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채널이 열려 있고, 그 채널이 불쾌하지 않게 디자인돼 있다”면서 “그 외에도 아티스트가 입고 있는 디지털 옷을 판매하거나 1분 정도 되는 짧은 영상을 소장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인 ‘이세계 아이돌(이세돌)’도 소개됐다. 이세돌은 버추얼 유튜버 응모 방식으로 진행된 오디션인데 실제로 데뷔까지 했고 팬덤도 거느리고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세대들은 아바타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내가 현실에서 누구인지 뭐가 중요하냐’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최근 많은 유튜버들이 ‘유튜버 넥스트’로 ‘버추얼 유튜버’를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두하는 가상 인간이 △새로운 친구 △지치지 않는 노동자 △경쟁자 또는 노동의 종말 등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페이스북과 레이벤이 합작해 만든 증강현실(AR) 안경인 ‘레이벤 스토리즈’ 등의 사례를 언급한 뒤 “메타버스가 권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제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5분 정도 일찍 끝낼 수도 있고, 5분 정도 늦게 끝낼 수도 있다. 그때는 시공간을 내가 지배하는데 줌(ZUM)으로 강의를 하면 시작 시간에 맞춰 켜지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끝난다. 시작과 끝을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면서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