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연합회 “알맹이 쏙 빠진 디지털 뉴딜” 비판 ...

기술인연합회 “알맹이 쏙 빠진 디지털 뉴딜” 비판
“5G와 AI라는 ‘디지털’에 방송을 넣었을 때 비로소 ‘디지털 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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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디지털 뉴딜 발표에 방송 업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인데 정작 코로나19 상황에서 재난방송으로 공적 역할을 했던 지상파 방송사 과제만 빠진 채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이하 기술인연합회)는 7월 10일 성명을 통해 “디지털 뉴딜 예산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신청한 △5G-UHD 융합 공공 서비스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 △실감형 교육 콘텐츠 제작 및 확산 △공영 디지털 방송 콘텐츠 아카이브 구축 등이 모두 배제됐다”며 “디지털 뉴딜 정책에서 방송을 일부러 배제한 것이냐”고 의문을 표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뉴딜에 8,139억 원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경제 전반의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를 가져왔다”며 “비대면화와 디지털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디지털 뉴딜 예산에 방송 관련 투자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지상파 방송사가 중점 과제로 제출한 ‘5G-UHD 연동 및 융합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는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임에도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 간 이견으로 기획재정부 검토 단계에서 삭제됐다.

기술인연합회는 “방송 없이 5G와 AI 융합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알맹이 빠진 정책’이 아닐 수 없다”며 “방송 없이 5G와 AI만으로 디지털 뉴딜을 진행한다면 오히려 (디지털 뉴딜이) 취약 계층에게 접근을 불허하는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딜’은 미국 루스벨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 연설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의미한다.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판 뉴딜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에도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5G와 AI와 같은 신기술은 접근 방식이나 비용적인 측면에 있어서 오히려 취약 계층에게 장벽이 될 수 있다. 반면 방송은 지금도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체가 바로 지상파 방송이다. 기술인연합회는 “코로나19 관련 많은 정보가 넘쳐났지만 시민들은 지상파의 정보를 가장 신뢰했다”며 “KBS는 24시간을 관통하는 ‘코로나19 KBS 통합뉴스룸’으로 상시 특보체제를 운영했고, MBC와 SBS도 특별재난방송을 편성해 인포데믹 속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2018년 아현동 통신구 화재 같은 통신 대란이 발생하더라도 지상파 TV와 라디오는 끊김 없이 재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한 지상파 UHD를 재난 매체로 활용해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인연합회는 “이번에 지상파 방송사가 제시한 5G-UHD 연동 및 융합도 이 같은 주장의 연장선”이라며 “2중, 3중 체계로 돼 있어 특정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텍스트부터 이미지, 영상까지 다양한 형태의 재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와 UHD 연동 및 융합은 이외에도 무한한 부가 서비스 확장이 가능해 방송통신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새로운 산업의 구축,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인연합회 관계자는 “과거처럼 지상파에 대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상파라는 좋은 토대가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술인연합회는 “5G와 AI라는 ‘디지털’에 지상파를 넣었을 때 비로소 ‘디지털 뉴딜’이 완성된다”며 “지상파를 포함한 공공 플랫폼 기반의 미디어 생태계를 키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 뉴딜 정책임을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관계자들이 인지하고 다시 한번 제대로 논의하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