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초격차와 뉴테크 융합 지원

[기고] K-콘텐츠 초격차와 뉴테크 융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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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김승준 KBS 제작기술센터 팀장]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원회 시절 드라마 등 K-컬처를 초격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 신성장 전략으로 K-콘텐츠를 선택한 것이다. 이제 시작 단계에 접어든 만큼 방송사 관계자 특히 방송기술인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이 제작 현장에 실질적 효과를 불러오길 기대하는 바이다.

앞서 지난 정부에서도 3D 입체 영상 콘텐츠부터 UHD 고화질 콘텐츠까지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꾸준하게 지원했다. 물론 3D 입체 영상은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하고, 관련 산업 발전도 지지부진해 결과적으로는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갔지만 UHD 콘텐츠는 정부 지원을 통해 제작이 활성화하고 대중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산하 기관을 통해 ‘차세대 방송 성장 기반 조성 사업’을 진행해왔다. UHD, VR, AR, XR 등의 ICT를 미디어에 접목해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플랫폼을 고도화해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으로, 제작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차세대 방송 성장 기반 조성 사업’ 등 정부의 지원 사업은 그동안 방송사 및 제작사에 큰 힘이 돼 왔다. KBS ‘드라마 스페셜’로 신인 연출가나 작가의 작품을 UHD라는 훌륭한 화질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했고, MBC ‘너를 만났다’, KBS ‘키스더유니버스’ 등으로 VR, AR, XR 등의 기술을 방송 콘텐츠에 접목해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이 정부 지원 사업은 많은 작품에 신기술이라는 도구를 적용해 더 빛나게 만들어왔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제작 고도화(UHD, XR, 버추얼 스튜디오, 볼류메트릭) △서비스 및 플랫폼 개선(AI 번역, 디지털 휴먼, 블록체인, 메타버스, 5G, 클라우드 스트리밍) △제작 환경 개선(AI 기반 자동 촬영 및 편집‧제작, AI 객체 추적, 메타데이터 추출) 등에 도움을 줬다.

HD 전환에 큰 비용을 쓴 지상파방송을 필두로 방송사들은 실감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추가 비용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ICT를 접목한 콘텐츠 제작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1편 분량을 약 50분으로 봤을 때 최소 20%(10분) 분량에 기술을 적용하는 데 최소 약 4억 원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 사업은 단순 지원이 아닌 매칭 형식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금액으로 정량화할 순 없으나 방송사나 제작사는 정부 지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으로 업계 투자도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테크 기반 제작 기반 조성 사업’은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 의례적으로 적용하던 지원 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 토종 제작사·방송사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더 확대해 나가야 할 사업이다. 방송사 등 콘텐츠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정부 지원 사업이 유료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이 고품질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씨감자 같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새 정부에서 이 같은 사업이 좀 더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이제 내년 예산도 생각해야 할 시기다. K-콘텐츠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채택한 만큼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원이 확실하게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