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은 무엇을 융합해야 하나?

[기고] 지상파방송은 무엇을 융합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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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성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기술계열 교수] ◊디지털TV는 무선 기기인가? 유선 기기인가?
“현재의 디지털TV는 무선 기기인가, 유선 기기인가?”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상파방송은 태생부터 분명 무선을 이용하는 매체인데, 현재 디지털TV는 전혀 디지털 무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DTV가 반쪽짜리 무선 기기와 반쪽짜리 디지털 서비스 기기가 된 증거를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DTV 내부에 안테나가 없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DTV를 보려면 옥내 단자를 이용해야만 수신할 수 있고, 이 옥내 단자는 왜 마지막 1마일이 옥내 배선 안테나 케이블에 묶여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아울러 지상파방송은 왜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Multi Mode Service, MMS)를 하면 안 되는 것일까? 디지털기술의 강점이 주어진 채널에 복수의 서비스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특징에 있음을 볼 때 분명 지금은 제한된 활용이라고 보인다. 결국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디지털 이동통신 환경과 비교해 지상파방송 디지털TV는 디지털 무선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방송사의 역할 부족과 정부의 정책 및 규제가 이용자의 편리한 이용환경 구현을 어렵게 만들고, 지금의 직접 수신 이용률 6%대 원인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

◊UHD 방송과 5G 통신의 융합은 가능한지?
지상파방송의 주파수 활용 효율화와 휴대수신 및 이동 수신을 고민하다 보니 유럽에서는 SFN(Single Frequency Network) 송·수신망 구성이 가능한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 변조 기술을 이용해 DVB-T와 DVB-T2 전송 방식을 내놓았고, 일본 역시 ISDB-T 전송 방식에 이용했다. 그 외에도 DAB, DRM과 DRM+ 디지털 라디오 기술과 DMB에도 이용하고 있다. 다만 ATSC DTV 전송 방식에서만 8-VSB 변조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현재 ATSC 3.0 UHDTV 전송 방식에서는 OFDM 변조 기술로 전환했다.

이동통신은 초기 1세대 아날로그 핸드폰에서 2세대 이동통신에 CDMA와 GSM 기술이 사용됐으며, 3세대 이동통신에 다시 W-CDMA와 CDMA-2000 기술로 진화했다. 현재 4세대 LTE와 LTE-A 시대에 들어와서 OFDM 변조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5G 이동통신에서도 OFDM 변조 기술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무선 LAN Wi-Fi 역시 OFDM 기술로 망 구성을 하고 있다. 즉, 디지털통신이 4세대, 5세대까지 엄청나게 진화한 기술이라고 하지만 결국 유럽의 방송이 디지털TV와 디지털 라디오 기술에 적용해 온 OFDM 변조 기술로 방송과 통신이 모두 만나게 됐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지금이 방송과 통신이 OFDM 기술을 이용해 서로 융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방송과 통신이 쉽게 융합하는 방법은?
현재 국내 700MHz 대역에 UHD 방송과 이동통신이 함께 배정돼 있다. 꼭 700MHz 대역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과 스마트TV에 서로의 튜너만 공유할 수 있다면 이용자는 UHDTV와 5G 서비스를 동일한 디바이스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즉, 방송과 통신은 관련 법과 규제를 허물지 않고, 지금의 허가 내용 그대로 서비스하면 된다. 다만 가전사에서 스마트폰에 DTV 튜너만 탑재하면 이용자와 사회가 알아서 융합해 이용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동통신사들이 700MHz 대역을 알박기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활성화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융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편, 대부분의 UHDTV에는 이미 스마트 기능이 들어가 있으니 내장 안테나와 5G 수신 기능이나 Wi-Fi 기능만 탑재하면 UHD와 5G 모두에서 서로 융합이 가능한 환경이 구축된다. 물론 국내에서는 방송사와 통신사 그리고 가전사가 현재 국가의 편향된 제도와 규제 및 경쟁 관계로 인해 서로 협력이 어려운 관계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인구가 2억~3억 이상 되는 DTV 혹은 UHDTV 및 5G 통신 후발국가와 주변 국가가 우리의 디지털 스마트폰 및 디지털 스마트TV 시장의 미래라고 봤을 때 하루빨리 협력해 UHD 방송과 5G 통신의 융합 스마트폰과 융합 스마트TV를 개발하고 융합 모드 노트북이나 태블릿PC와 게임기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 LG는 스마트폰 제조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포기보다는 방송통신 융합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의 새로운 이용자를 개척해 보는 것은 어떨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초이거나 최고이거나 유일하다면 세계 시장은 빠르게 호응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