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방송 장비 활성화되나

국산 방송 장비 활성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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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내 방송 장비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의 도입 없이는 소문난 잔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정부의 UHD 및 주파수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529일 국내 방송 장비 산업의 도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1차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해우소를 개최했다.

ICT 정책 해우소는 미래부 관계자들이 정책 수요자 및 민간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ICT 산업 및 대학, 연구소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정책 간담회로 이번 간담회에는 방송 장비의 수요공급자인 방송 사업자와 방송 장비 업계를 비롯해 산관 전문가 2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번 간담회에서 국내 방송 장비 산업 현황을 발표하고, 국내 방송 장비 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재 국내 방송 장비 산업은 디지털 전환 이후 국산 장비 점유율이 높아졌고(0815%1431%), 방송용 모니터문자발생기자동송출시스템 등 일부 방송 장비 분야에서 국내 업체가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내 방송 장비 업체가 영세중소기업이고 카메라편집기 등 핵심 방송 장비는 외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등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 장비 산업이 UHD 방송, 방통융합 미디어 도입 등 방송 서비스의 급격한 변화로 패러다임 전환의 시점에 놓여 있어 이번 기회가 국내 방송 장비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 역시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방송 장비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방송사방송 장비 업계 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패키지형 수출 모델 개발 등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 확대 선도형 방송 장비 기술 개발 추진 등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 추세와 UHD 방송 도입을 계기로 국내 방송장비 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앞으로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해 추진한다면 제2CDMA(코드를 이용하여 하나의 셀에 다중의 사용자가 접속해 통신할 수 있는 기술로 미국의 원천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최초 상용화에 성공) 신화와 같은 방송 강국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파 UHD 방송 도입 없이는 국산 방송 장비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열린 제25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 2015)에서도 국내 장비 업체 대부분이 4K UHD 장비를 내놓았지만 가장 큰 방송 장비 수요자인 지상파 방송사들이 노후 시설 교체나 신규 투자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지상파 UHD 방송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SBS 기술본부장 역시 KOBA 2015 Daily에서 “UHD 본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장비를 언제쯤 구매해야 되는지 판단할 수 없어서 노후 장비 교체나 신규 시설 투자를 거의 중단하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면 상당수의 품목들은 국산 장비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국산 방송 장비들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산 방송 장비 업체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KBS가 방송장비인증센터를 통해 국산 방송 장비의 기술을 지원인증하는 데 이어 MBC528일 사단법인 방송통신시스템산업협회와 UHD 방송 장비 관련 상생 협력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BC는 이번 협약을 통해 외국산 장비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은 국내 방송 장비 업체의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