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IPTV’ 탄생하나?

공룡 ‘IPTV’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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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료 IPTV 시장이 2017년까지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 가입 가구 수는 22배로, 매출 규모는 14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관련 업계의 시선이 IPTV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IPTV에 대한 권역별 가입자 제한 규정을 완화하고, 자체사용채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전망이어서 파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영국의 TV산업전문 조사업체인 ‘디지털TV리서치’는 전 세계 유료 IPTV 가입 가구 수가 2007년 750만, 2011년 5천100만에서 2017년 1억6천500만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적힌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특히 유료 IPTV 시장의 성장세가 2011년 기준 1천400만 가구 규모의 시장인 중국에서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세계 유료 IPTV 가구 수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의 비중은 2007년 5%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28%로 늘었고 2017년에는 47%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IPTV 가입 가구 수는 7천700만이 된다.

보고서는 이에 덧붙여 중국과 우리나라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유료 IPTV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점쳤다. 2017년까지 전 세계 유료 IPTV 신규 가입 가구 수는 1억1천400만으로 추산되는데 그 중 75%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에 전 세계 4위로 4억1천900만 달러(2011년 기준)의 매출액을 올린 우리나라 유료 IPTV 시장은 2017년에는 7억3천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보고서가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IPTV의 직접사용채널이 허용될 경우, 통신 분야의 거대한 자본이 IPTV로 흘러들어와 새로운 방송 권력으로 군림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IPTV의 성장세와 더불어 IPTV에 직접사용채널이 허용될 경우 현재 전체 방송 플랫폼의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인 KT가 전국 규모의 자체 방송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는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지 않는 IPTV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폐지’ 부분도 포함돼 있어 급격한 외국 자본의 유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방통위의 이러한 움직임에 케이블 TV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종합편성채널을 도입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면서 “방송의 생태계가 다시 한 번 파괴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방통위 측은 “케이블 방송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IPTV 규제도 완화함으로써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직접사용채널 부분도 방송 콘텐츠 산업 활성화 차원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올 초 이른바 ‘CJ 특별법’이라 불린 케이블 TV 규제 완화에 이어 IPTV까지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방통위의 정책 추진 방향은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