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코앞’…방송사 근무 환경 달라질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코앞’…방송사 근무 환경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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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SBS본부 “사람 잡는 ‘살인 노동’ 이제는 바꾸자”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다음 달로 다가온 가운데 KBS‧MBC‧SBS‧EBS 등 지상파 방송사도 노사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근무시간 단축 논의에 본격 돌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6월 1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회의장에서 KBS‧MBC‧SBS‧EBS 등 지상파 4사 노사가 참석한 가운데 산별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 측 교섭 대표로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오정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이경호 KBS본부장, 김연국 MBC본부장, 윤창현 SBS본부장, 유규오 EBS지부장이 참석했으며, 사측을 대표해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장해랑 EBS 사장이 참석했다.

3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오는 2020년 이후 적용된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융합 정책연구사업’의 조사한 ‘지상파 방송 산업 노동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종사자 5명 중 1명은 주 52시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6월 7일 발행한 노보에 영상제작팀, 영상편집팀, 편집부, 드라마본부, 보도본부 등 조합원 6명의 노동 실태를 폭로하는 인터뷰를 담았다. SBS 노조는 “그동안 ‘소수정예’라고 자부해왔지만 허울 좋은 말에 가려진 건 ‘살인적인 노동’이라는 처참한 현실이었다”며 “최근 수년 새 특정 팀에서만 암 환자가 여럿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실태가 알려진 것처럼 하루 최장 20시간에 이르는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들린다”며 “노조는 현행 제작 시스템을 뿌리부터 바꾸지 않고서는 이런 극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제도의 원칙적 적용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손실 최소화 △노동시간 단축 시행의 틈을 노린 ‘공짜 노동’ 방지 등을 원칙으로 제시하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노력을 다할 때 작은 희망이라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는 그동안 노사 합의로 노동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았지만 근로기준법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돼야 하기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근무시간을 주 68시간(주 40시간+연장 근무 12시간+휴일 노동 16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내년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돼야 한다.

언론노조는 “안정적인 노동시간 단축 제도의 정착과 공정방송 확립, 그리고 지상파 진흥을 위한 방송사 노사 간 소규모 산별 공동 협약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며 방송공성정분과, 제작환경개선분과, 방송산업진흥분과 등으로 나눠 6월 19일부터 매주 분과별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늘 정치적으로 중요한 날이지만 언론노조로서도 정말 중요한 날”이라며 “노동시간 단축, 방송 공정성 등 지상파 4사가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난제들을 밀도 있게 논의해 8월까지 결론을 내보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 사장단은 산별교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오는 9월 방송의 날 전후로 산별협약을 매듭짓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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