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종편의 미디어 전쟁?

[칼럼] CJ와 종편의 미디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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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심상치 않다. CJ 특별법 논란을 두고 연일 지면을 통한 강력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목표는 역시나 CJ. 중앙일보는 <방송법 개정안 누가 봐도 ‘CJ 공룡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MSO 권역별 규제 완화 및 PP 매출 제한 규제 완화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해당 법안은 결국 CJ를 위한 방송법 개정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분위기도 들썩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감사)는 기자들과 만나 “CJ 특혜의혹 방송법 개정안은 너무 불공정하다”며 날을 세웠고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공명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방통위는 당황하고 있고 CJ는 숨을 죽이고 있다.

물론 중앙일보와 문방위 의원들이 지적하는 ‘CJ 특별법 부당성’은 이치에 맞는 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하며 오로지 CJ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으며 이는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본지도 꾸준하게 지면을 통해 해당 법안의 부당성을 알린 바 있으며 방통위 내부에서도 양문석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켰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뭔가 이상하다. 왜 중앙일보인가? 왜 중앙일보가 갑자기 CJ 특별법에 관심을 가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싱거울 정도로 답은 금방 나오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와 종합편성채널의 관계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최근 불거지는 종합편성채널의 위기와 대형 미디어 권력들의 충돌, 여기에 유령처럼 떠돌던 종편 인수설을 연결해보자. 그림은 명확해진다.

작년 12월, 현 정권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종편은 개국 9개월을 맞은 현재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방송 콘텐츠의 질적 하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게 되었고 불안정한 재정에 안팎의 비난까지.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종편은 휘청이고 있다. 그리고 이는 그나마 종편 중에서는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받는 중앙일보의 ‘JTBC’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방송계에서는 종편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4개 중 2개는 사라질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암울한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동시에 케이블 매체의 강자인 CJ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종편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그럴싸한 주장도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한 때 CJ 특별법을 규탄하는 괴문서가 국회에서 나돌아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해당 괴문서에는 CJ 특별법이 결국 CJ만을 위한 특혜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해당 법안을 둘러싼 방통위-CJ의 밀약설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이를 본 사람들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방통위 고위 간부, 그리고 이재현 CJ 회장의 공공연한 커넥션을 떠올린 것도 당연하다.

종합해보자. 결국 중앙일보의 CJ 특별법 기사는 거대 미디어 간 격돌로 이해해야 한다. 종편과 케이블 매체의 플랫폼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공룡 미디어 기업의 밥그릇 싸움이야말로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CJ 특별법의 화두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극적인 자본주의야말로 아이러니하게 긍정적인 기회가 될 소지가 있다. CJ 특별법의 부당성 하나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겠는가.

여담으로, 최근 CJ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종편 인수설을 강하게 부정했다. ‘안심해라’는 메시지 같다. 의미심장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