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파업, 정의를 세워라

[사설] 방송사 파업, 정의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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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두렵지 않은 사람들

방송사 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공정방송에 대한 국민의 응원과 성원도 꺾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비록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불방되고 그에 따른 피로도도 증가하고 있지만 현명한 국민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을 확실하게 꿰뚫어 보고있다. 사실, 모두가 현 사태의 이유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여론이, 민의가, 천심이 단 하나의 정의를 위한 노조의 투쟁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각 방송사 사측과 그들의 배경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들은 견고한 ‘침묵의 카르텔’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눈과 귀를 막아버렸다.

 

사측의 징계는 사회적 살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 사측은 여전히 정의를 무시하고 대의를 포기하고 있다. MBC 사측은 박성호 기자협회장에 이어 정영하 노조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을 전격 해고했으며 노조 주요인사들을 줄줄이 징계하는 ‘악수(惡手)’를 남발하고 있다. 정의를 외치는 노조원들의 기세를 꺾으려한 의도이며 명백한 ‘사회적 살인’인 것이다. 게다가 YTN 사측도 노조에 대한 잔인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직자 문제에 그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있는 상황이다.

 

세계도 요구하고 있다

 

전세계를 무대로 정당한 노조의 활동을 지원하고 그에 가해지는 탄압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국제사무직노조연맹(Union Network International: UNI) 아시아 태평양 지구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방송사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3일 채택한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4년간 끊임없이 언론을 통제하고 검열해왔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 간부들이 (언론장악을 위해) 합작한 결과, 편향된 뉴스와 ‘공포 문화’가 언론계 전반에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또 머나먼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국이 대한민국 방송사 파업현장을 찾아 인터뷰하기도 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 등 저명한 서구언론들도 앞다투어 이를 보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전세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온전한 자리에 놓아야 할 때라는 것을.

 

줄탁동시는 바로 지금 필요한 격언이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취임식에서 ‘줄탁동시’의 예를 들어 ‘협력과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 천명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방송사 파업은 내부의 일"이라며 애써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방송사 사측에 의해 ‘해고’라는 죽음의 칼춤이 시작된 이상, 이계철 위원장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방송사 파업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질문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협력하여 ‘협력과 상생’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의 취임을 정의하는 ‘줄탁동시’의 격언이 바로 지금 필요하다.

 

올바른 공정방송의 기치 아래 그 어떠한 사회적 살인도 용납될 수 없다. 방송사 사측은 즉각 해고 및 징계를 철회하고 올바른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정의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