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셈’과‘오기’는 나의 힘

[기술인이 사는 법] ‘시셈’과‘오기’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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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 BEE 2007 참관기

세계 3대 방송장비 전시회중 하나인“제43회 Inter BEE 2007“가 치바현의 마쿠하리 멧세의 2~8번 HALL에서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영상방송 관련 기자재 부문, 프로라이팅 코너출판/퍼블리시티 코너, IPTV Summit, 프로 오디오 부문 등, 754개사 업체가 참가하여 역대 최대규모의 성황을 이뤘다.

전시뿐만 아니라「‘하드·소프트·네트워크 기술 혁신’이 가져오는 디지털 영상 컨텐츠 제작의 신전개」나「디지털 방송에 있어서의 코머셜 환경 제작의 전망과 해외 동향」이라는 심포지엄이나「지상휴대형수신의현상과장래」라고 이름을 붙인 DTV Workshop 2007, 제44회 민방기술보고회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배려했다.

전시장에 입장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8K 해상도(8,000 수평라인) 디스플레이였다. 4K 해상도로 소스를 4개 합쳐서 배열한 화면인데 일본의 고화질에 대한 욕심이 4k를 넘어 8K로 가고 있었다. HD방송을 세계 최초로 시행한 나라답게 초고화질(Super Hi-Vision)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테입리스 카메라도 볼거리가 많았다. 칵테일 파티나 뽀샤시한 모델들의 연출을 대상으로 고화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4:2:0에서 4:2:2 10bit 샘플링으로 1920×1080 풀HD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진화하였고 AVC Intra 코딩/long gop/MXF/HDV등 HD에서도 다양한 규격이 제공되었다.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처럼 방송용 기록미디어의 용량도 증가했다. 저장매체도 블루레이메모리 카드, HDD등 다양해졌다.

Sony의 경우 50GB의 블루레이크와 16GB의 메모리카드, 파라소닉은 32/16GB의 P2 메모리카드, 이케가미는 64/32/16GB의 메모리카드와 HDD 저장매체도 선보였다. 1시간 이상의 풀HD 고화질 수록이 가능하여 화질과 시간적 제약을 해결하며 네트웍/파일 기반의 고품질 방송환경에 한걸음에 다가서고 있다.

부스 한켠에 IPTV 관련 세미나가 시행되고 있었는데, 각사의 이해관계로 인해 답보상태에 있는 한국의 IPTV와는 달리 NTT를 중심으로 후지쯔, CISCO 등과 콘소시엄을 이뤄 활성화된 느낌이었다. 참고로 일본정부는 e-Japan 정책의 일환으로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2003년부터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일간의 입장자수는 3만 5637명으로 작년과 비슷하였지만 외국인 등록 입장자가 943명 밖에 안되는 것에서 알수 있듯이 자기네 잔치인듯한 아쉬운 느낌은 어쩔수 없었다.

영문으로 된 브로셔도 구하기 어려웠고 영어를 구사하는 스탭이 거의 없어 일본어에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정보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본 체류 기간동안 계속 느낀점이지만 자국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서인지 교통안내 표지판조차 영문사용을 아낀다(?). 전시장에서도 그런 성향이 보였다. Sony, Ikegami, Videotron, ShibaSoku, YAMAHA, Canare 등 입본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필립스,Grass valley 같은 대형업체들이 옵션으로 낀것처럼 느껴졌다.

1억명이 넘는 자국내 시장규모와 기술 백그라운드, 체계적인 정부정책 등이 믿거름이 되어 세계최고의 방송 인프라를 구축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어은근히 시셈이났다.

IT최고라고 자부하는 한국은 방송장비 시장만으로 볼때 열악하기 그지없다. 1억이상의 국내 소비자가 있어야 규모 경제가 형성되는데 국내시장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방송솔루션 시장개척의 어려움은 인정한다.

그러나 전세계 시장동향은 토탈솔루션이다. HP, IBM, CISCO 등 굴직한 기업들은 개별업체들을 M&A와 제휴를 통해 벌크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Dayang은 방송용 서버, 코덱은 물론이고 트랜스코딩 솔프트웨어까지 소위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하고있다.

한국이 내세울만한 것!(방송장비측면에서) PDP/LCD, 음….별로 생각나지않는다. 내세울만한 캠코더 제조업체 하나 없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디지털 컨버전스에서 전방위적이고 공격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각사의 이해관계로 인해 방송관련법이 답보상태에 있고 돈되는 분야로만 쏠림현상도 심하다.

최근 WIBRO 표준이 채택되었고, 태왕사신기 일본열도 상륙하여 연일 매진기록하고, 삼성전자 디카 시장점유률 3위 등 저력은 충분하다.

국산 캠코더로 촬영한 한류 콘텐츠를 실탄(한국특허 코텍)으로 만들어 국산 서버에 장전해서 WIBRO/DMB/Terrestrial/IPTV라는 총신을 통해 국산 DAMS/DRM라는 사수가 전세계를 타겟으로 비상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정영재 (EBS 기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