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총체적 난국”

[국감] “종편,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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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의 주요 화두는 역시 종합편성채널이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종편 탄생과정에서 부터 방송법 위반 사례가 상당했다며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에 검찰 수사 의뢰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포문은 야당이 열었다. 이에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채널A가 방송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60억 원을 출자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방통위가 사실확인에 들어가야 하고 이는 검찰을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편논란에 대해 공권력 개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다소 강경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에 최 의원은 “채널A에 출자한 고월의 아름다운 CC 골프장 실제 주인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 밝혀졌다”며 “60억 원을 주고 골프장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은 후 이를 출자했다는 것이 확인돼 허위에 의한 승인에 해당한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내년 재승인을 앞둔 종편의 승인 조건 이행 실태가 총체적 부실에 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종편의 재방비율이 SBS의 4배~6배에 달한다며 “이는 4대강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생태계의 녹조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제멋대로 종잡을 수 없는 편성을 해서 종편, 편파방송의 종결자라고 해 종편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지금 종편은 한마디로 여론을 왜곡하고 방송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중심축으로 됐다”고 비난의 수위를 끌어 올렸다.

여기에 정부가 종편에 6,000만 원에 달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방통위가 종편의 방송경영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종편 활성화에 활용했다고 강조하며 작년에 실시된 ‘종편의 시청행태 조사 및 제도개선 방안 연구’는 사실상 종편 활성화 컨설팅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최 의원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는 자리에서 △연구의 목적이 종편 활성화 및 시장 내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인 점 △연구 결과를 채널운용 및 프로그램 편성 개선을 위한 정책적 근거 자료로 활용했다는 점을 공개했다. 방통위가 국비를 들여 종편을 위한 컨설팅을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연구 보고서가 제시한 제도개선방안은 ‘종편의 심의기준은 지상파와 유료채널의 중간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와 ‘수평적 규제체계는 매우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등 두 가지뿐이며, 종편 방송경영에 관한 내용으로는 홍보·마케팅분야 전략 3가지, 기획·제작분야 전략 5가지, 편성분야 전략 3가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시청자 복지와 관련된 사항은 빠진체 정부가 직접 종편 경영에 대한 일반적인 컨설팅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효과에 대한 종편의 거짓말도 국감의 화두였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종편이 여론 다양성과 일자리 창출,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보도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종편으로 신규 일자리가 2만 이상이 생긴다고 했지만 1,300명으로 당초 예상의 6%밖에 되지 않은 것은 목표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유명무실한 것이지 보여줬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무소속 강동원 의원도 배포자료를 통해 종합채널 4사가 콘텐츠 투자 분야 모두 승인조건을 위반했다며 “재승인 심사에 이러한 위반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TV조선이 지난해 1,575억 원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이행실적은 604억 원, MBN은 1,660억 원 중 711억 원, 채널A는 1,804억 원 중 985억 원, JTBC는 2,196억 원 중 1,647억 원만 이행했다고 지적하며 “이행 평가결과를 반드시 반영해 엄격하게 종편을 심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최근 발표한 종편 재승인 현안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이경재 위원장은 종편에 대한 위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대해 “애당초 (종편) 2개를 기대했는데 4~5개가 되니 경쟁이 치열해질 뿐 아니라 광고가 나빠진 시점과 맞물려 투자가 어렵고 재방송이 많다”며 “시청률은 1%대로 여론의 다양성에는 기여하는 면이 있지만 막말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종편은 보도채널과 달리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종합적인 장르를 골고루 반영해야 하는데 값싼 토론과 보도만 하면서 보도채널에 가까워 다양한 장르에 대한 투자를 권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위원장이 종편 수신료 현안에 있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었지만, 사실상 기본적인 인식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