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차량에서 ‘5G-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세계 최초 시연 ...

달리는 차량에서 ‘5G-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세계 최초 시연
SKT-싱클레어-하만, 달리는 극장 ‘인카 미디어’ 환경 실제 구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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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SK텔레콤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SK텔레콤이 싱클레어, 하만사와 함께 달리는 차 안에서 5G-ATSC 3.0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초로, 5G로 대표되는 차세대 통신과 ATSC 3.0으로 대표되는 방송기술이 만나 자율주행 시대 ‘인카(In-Car) 미디어’ 환경을 실제 구현하고 미국 방송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미가 깊다.

전 세계 통신·자동차·미디어 업계는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와 함께 TV,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 Vehicle Infotainment)’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IVI 시장 규모를 270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CES에서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전장 기업 하만과 협약을 맺고 2억7000만 미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싱클레어와 합작 회사인 JV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미국 방송국에 5G-ATSC 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은 올해 5G 상용화와 ATSC 3.0 방송 전환이라는 큰 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통신망이 대도시 위주로 구축돼 있으며, 방송망 커버리지는 통신망보다 넓지만 한국과 달리 DMB(이동형 방송)가 상용화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집 밖에서 지상파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비싼 데이터 요금을 내야 한다.

SK텔레콤-싱클레어-하만은 이러한 미국 미디어 환경에 최적의 대안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연에서 5G 통신망과 고속 이동 수신 환경에 최적화한 ATSC 3.0 방송망을 하만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해 한층 진화한 양방향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먼저, 차량 내부 스크린에서 기존 DMB 화질(HD)보다 4배 선명한 풀HD 화질의 실시간 방송을 중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차량 내 3개의 좌석 앞에 각각 설치된 스크린에서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다가 서로 다른 광고가 나오는 모습을 시연했다. 5G망이 각 좌석의 기기 IP(현재는 로그인 기반)를 인식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원리다. 이는 타깃 광고를 가능하게 해 방송 광고 시장 확대와 시청자 편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시연에서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ATSC 3.0 방송망을 통해 맛집 추천 정보와 신설 도로, 장애물 등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한층 진일보한 서비스다. 특히, 미국 운전자들은 앞으로 통신이 잘 안 되는 지역에서도 통신망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또는 데이터 과금 없이 최신 지도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자 입맛대로 여러 앵글로 골라보는 멀티뷰 서비스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메인 화면에서 축구 중계를 보면서 여러 개의 분할 화면을 통해 공격수, 골키퍼 시점의 화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각 분할 화면을 느린 화면으로 재생해 인상 깊었던 장면을 다시 감상할 수도 있다. 축구 경기장에 있는 메인 방송 카메라가 ATSC 3.0 방송망으로 중계되고 다른 여러 개의 카메라가 5G 통신망으로 분할 화면에 전송되는 원리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5G 핵심 기술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과 ‘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처리(NBMP)’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향후 이 기술을 적용하면 초저지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영상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싱클레어 합작회사는 이번 시연 성공으로 미국 ATSC 3.0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ATSC 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선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올해부터 싱클레어의 방송국에 솔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강소 기업의 수출 기회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인코더, MUX(Multiplexer), 방송 송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파진흥협회, 제주테크노파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제주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ATSC 3.0 기반 미래 융합 방송 서비스 개발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 시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차량 내 미디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5G 미디어 기술로 미국 차세대 방송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는 “세계적 기술 선도 기업인 SK텔레콤, 하만과 ATSC 3.0 차량용 플랫폼을 개발하게 돼 기쁘다”며, “이동성을 강화한 5G-ATSC 3.0 기반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미국 방송사의 사업 잠재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