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인적분할로 기업 가치 높일 것”

SK텔레콤 “인적분할로 기업 가치 높일 것”

742
제공 : SK텔레콤

ICT 투자전문회사 신설해 분할 추진
존속회사는 5G 1등 리더십 기반으로 AI & Digital 신사업 확장
신설회사는 반도체 밸류체인 투자 강화, New ICT 사업 성장 견인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K텔레콤이 1984년 설립 이후 37년 만에 기업분할에 나선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4월 14일 사내 설명회를 갖고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추진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존속하는 회사(사업회사)는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을 주도하는 ‘AI&Digital Infra 컴퍼니(가칭)’가 되고, 신설되는 회사(투자회사)는 ‘ICT 투자전문회사(가칭)’가 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는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위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함으로써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춰, 반도체와 ICT 사업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 명(점유율 약 46.5%)으로 1등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0조 원에 이르며 코스피(KOSPI)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2위에 올라있다. 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ICT 사업 즉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 New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존속회사인 ‘AI & Digital Infra 컴퍼니’는 미디어 사업을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고 AI와 Digital 신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독형 서비스 등이다.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함으로써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는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New ICT 자회사들의 IPO를 적극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 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은 생활 전반의 편의를 제공하는 라이프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설회사와 SK㈜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비용 문제 때문에 SK㈜와 합병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최대원 SK그룹 회장의 지분 확보 등을 위해 결국은 합병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SK텔레콤은 “이번 분할을 통해 주주들이 SK텔레콤의 존속.신설회사의 사업성과와 투자현황을 좀 더 분명하게 파악하고 개인성향에 맞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기회를 통해 주주들과 적극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래 지향적인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회사명도 준비하고 있다.

박 CEO는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