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노사합의 파기 시도 당장 중단해라” 촉구

SBS 노조 “노사합의 파기 시도 당장 중단해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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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드라마 제작‧유통 외곽에서 합병하려해” 의혹 제기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에 대한 노-사-대주주 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 만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노조)가 ‘사측의 노사합의 파기 시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SBS노조는 3월 25일 성명을 통해 “최근 사내 곳곳에서 유통기능과 자산 환수가 완료되기 전 드라마 제작 기능과 유통 기능을 SBS 외곽에서 합병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노사 합의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방향의 이런 움직임들이 대주주와 사측 일부 인사들의 공조 속에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단서들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정훈 SBS 사장과 신경렬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윤창현 SBS노조위원장은 2월 20일 △(10.13 합의 이행을 위해)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 추진 △수직계열화 추진 과정에서 SBS 자산과 현금의 순유출 금지 △(합의 이행을 위한) 노사 참여 위원회 설치 및 운영 △노사 참여 위원회 산하에 실무추진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1단계 조치로 SBS 콘텐츠허브의 경영권을 SBS로 넘기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SBS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주 SBS 드라마본부장으로 스토리웍스 사장인 김영섭 상무를 유통 기능을 담당하는 콘텐츠허브 사장으로 기용했다. SBS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드라마 제작 기능을 스토리웍스로 이관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과 유통 기능을 담당하는 회사의 경영을 한 사람에게 맡긴 것은 두 회사를 합병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미 두 회사 간부들이 사실상 함께 근무하도록 공간 배치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SBS 노조는 또 SBS 자회사가 된 콘텐츠허브 이사진도 대주주가 완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SBS 노조는 “SBS 이사진 구성은 미디어홀딩스의 권한이지만 콘텐츠허브를 비롯한 SBS 자회사 이사진 구성은 SBS 경영진의 권한과 책임”이라며 “그러나 독립적인 이사 선임 권한을 행사해야 할 SBS 경영진은 스스로 이런 권한을 포기한 채 윤석민 회장에서 그 권한을 내어줬다”고 꼬집었다.

SBS 노조는 “이번 사장 선임과 콘텐츠허브 이사진 구성은 윤석민 회장이 2.20 합의에 담긴 SBS의 구조 개혁 방안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회사의 조직을 끌고 가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명백히 한 것”이라며 “이미 회사 안에는 드라마 분사를 시작으로 SBS에서 제작 기능을 모조리 빼내려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윤석민 회장은 소유경영 분리 약속과 그동안의 노사 합의를 준수할 것 △SBS 경영진은 대주주가 부당하게 선임한 이사진을 전원 해임할 것 △김영섭 콘텐츠허브 대표와 장진호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 그리고 이동희 경영본부장은 즉각 책임을 인정하고 사퇴할 것으로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