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경쟁력 위해 지상파-통신사 힘 합치나?

OTT 경쟁력 위해 지상파-통신사 힘 합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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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상파 3사와 VOD 협상 체결…KBS 콘텐츠는 2015년 이후 첫 공급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 3사의 협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6월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SBS, MBC에 이어 최근 KBS와도 합의에 이르러 올레tv모바일 이용자는 5일부터 KBS의 VOD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올레tv모바일에서 KBS의 콘텐츠가 송출되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상파 방송사와 IPTV 업계는 지상파 재송신료(CPS)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으나 CPS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올레tv모바일에 대한 지상파의 콘텐츠 공급이 중단됐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 측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이익의 콘텐츠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는 파괴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끼워 넣는 방법으로 천문학적인 홈쇼핑 채널 송출 비용을 받아내고 있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받아내려는 것일 뿐 CPS 인상 요구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IPTV 사업자들은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지상파의 콘텐츠 공급은 중단됐다.

이후 ‘올레tv모바일’은 SBS와 재계약을 진행해 2017년 5월 2일부터 SBS 콘텐츠에 대한 유료 VOD 시청이 가능해졌으며, MBC와도 올해 합의에 이르러 5월 22일부터 MBC 콘텐츠에 대한 유료 VOD 서비스가 재개됐다.

단 이번 협상은 올레tv모바일의 유료 VOD 서비스 제공으로 국한된다. KT 관계자는 “OTT 활성화를 위해 지상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추가적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사와 협력해 오는 9월 통합 OTT 법인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SK텔레콤은 지난 1월 OTT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상파 방송사가 공동 출자한 ‘폭(POOQ)’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하기로 했다. 이어 ‘푹’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5월 31일 이사회를 열어 신설 법인을 이끌어갈 대표에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을 선임했다.

SK텔레콤과 KT가 지상파 방송사와 다각도로 협력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OTT 서비스 중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송출하지 않는 플랫폼은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만 남게 됐다. ‘U+모바일tv’에서는 SBS(3월 7일), KBS(3월 11일), MBC(3월 15일) 순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LG유플러스 측은 “지상파 방송사와 원만한 협상을 통해 하루빨리 지상파의 콘텐츠 공급이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밝힐 당시 지상파 방송사 연합체인 한국방송협회는 “글로벌 미디어 공룡이라 불리는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려 했으나, 지상파 방송은 유료방송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계와의 협력으로 상생의 미디어 생태계를 보호해왔다”며 “최근 LG유플러스가 불합리한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제휴하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를 향해 “그동안 미디어 산업계는 공동의 노력으로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오늘날의 성과를 일구어 왔다”며 “외국계 자본에 헌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