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지상파 3사 최초 메인뉴스 ‘뉴스9’ 수어 통역 제공 ...

KBS, 지상파 3사 최초 메인뉴스 ‘뉴스9’ 수어 통역 제공
“장애인 방송 접근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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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인스티즈, 방송기술저널 재구성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는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앞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인뉴스에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지상파 3사 중 최초이다.

KBS는 “그동안 주로 낮 뉴스 시간대와 각종 뉴스특보 등에 수어 통역을 제공해왔지만,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 중 최초로 메인뉴스에서도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9’은 KBS의 간판뉴스일 뿐 아니라 국내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부동의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선제적인 수어 통역 제공은 장애인 권익 향상에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청각장애인단체들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서 수어 방송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KBS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이보다 앞서 장애인단체들은 국가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낸 바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차별 진정을 받아들여 “농인이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방송사 메인뉴스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한국수어 통역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수어 방송은 해외 사례와 많이 비교돼 왔다. 해외여행 후기 중에는 뉴스 화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어 통역사를 보고 출연자 중 한 명이라고 착각했다는 사례도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수어 방송이 비장애인에게 다소 생소하게 보이고, 화면 비중도 적었다는 방증이다.

KBS는 KBS는 1·2TV 통틀어 2020년 상반기 기준 전체 방송의 12.9%가량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등 소수자 권익 보호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송 분량의 5%를 수어 방송으로 편성·제작하도록 한 장애인 방송 접근권 고시의 의무 비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1TV의 경우 2020년 상반기 기준 21.9%의 장애인 수어 방송 비율을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아도 KBS 1·2TV 통틀어 2018년 6.3%, 2019년 8.9%에 이어 올해 상반기 4%p 오르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며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KBS는 기상·재난·감염병 발생 및 남북 정상회담 등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뉴스특보를 방송하면서 특정 시청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주간과 야간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KBS는 “TV 화면의 제약성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특징을 가진 메인뉴스에서는 수어 통역 제공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스마트 수어 방송’ 서비스 확대와 수어 통역 수상기 개발 등 기술적 발전 상황에 맞춰 장애인 권익 향상을 위한 점진적인 서비스 확대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국가 인권위원회가 지난 5월 청각장애인 시청자의 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해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도록 권고한 데 따라 KBS는 내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이번과 같이 전향적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KBS는 “인권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외부 여건에 맞춰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르는 공영방송사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KBS는 장애인 방송 접근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