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분리 징수로 올해 1,400억 적자 예상 ...

KBS, 수신료 분리 징수로 올해 1,400억 적자 예상
인건비 축소 계획에 야권 이사들 “위기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한 것”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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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재원 감소로 1,400억 원대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S 이사회는 1월 31일 정기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종합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수입은 1조 2,450억 원이고 지출은 1조 3,881억 원으로 1,431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른 재원 감소로 KBS는 지난해 약 7,000억 원이었던 수신료가 올해 전년 대비 2,613억 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수신료는 KBS 전체 수입의 약 45% 차지하고 있다. 수신료는 한국전력공사와의 계약으로 전기요금에 합산해 고지 및 청구를 해왔는데 지난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고지‧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됨에 따라 한전과의 협상을 통해 수신료 분리 고지 및 징수 방식이 변경될 예정이다.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지난해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이 징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S는 재원 감소에 따른 비용 감축 방안으로 인건비 1,101억 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이번 예산안에 담았다. 신규 채용 중단, 명예퇴직 실시, 업무추진비 축소 등을 노동조합과 협상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박민 KBS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수신료 감소 대비책으로 인건비 2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당시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1,000억 원 인건비 삭감은)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다들 생활인들인데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는 정권과 방통위, KBS 지도부의 정치적 판단 결과인데, 그 책임을 사원들이 고스란히 지는 것이 온당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KBS 이사회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람이 제1의 경쟁력인 방송사에서 위기의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한 것”이라며 사측의 계획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2,613억 원이나 줄어드는 공적 재원을 회복할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제시되고 있지 않다”며 “이대로라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수신료 수입 축소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