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공영방송답게’ 현실화해야

KBS 수신료, ‘공영방송답게’ 현실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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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월 2500원인 KBS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KBS는 앞서 지난 7월 20일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공영방송 KBS의 역할과 재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여론수렴에 들어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수신료 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는 등 정부여당에서도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KBS 수신료는 현재 2500원으로 1981년 이후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이후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2007년에도 수신료를 월 4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KBS의 ‘방만경영’과 ‘편파보도’ 등을 이유로 거부당한 바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KBS가 9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수신료 인상의 걸림돌이었던 방만경영론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이제 수신료를 올릴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KBS 재원 중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41.9%에 불과하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재원의 73.2%, 독일 ARD가 79.1%, 일본 NHK가 96.6%를 수신료로 충당하는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상당히 낮은 비중이다. 수신료 역시 영국 공영방송 BBC 29만6300원(142.5파운드), 독일 ARD 36만3400원(204.36유로), 일본 NHK 21만8600원(16,740엔)에 비해 우리나라는 연간 3만원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는 “공영방송이 보편적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에 구속받지 않고 질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단체 간부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보면 2500원 동결이라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외국과 비교해봤을 때 낮은 수신료로는 공영방송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오는 2012년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방송사가 재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