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선임, 가시밭길 예고

KBS 사장 선임,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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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6월 30일까지 진행된 KBS 사장 공모에 약 3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KBS 간부와 외부 인사들이 잔뜩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야당 추천이사와 KBS 구성원들이 주장한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를 모두 거부해 앞으로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KBS 사장에 응모한 인사들은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69), 강동순 전 KBS 감사(70), 이규창 전 KBS 비즈니스 사장(67), 이화섭 전 KBS 보도본부장(59),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67), 김찬호 현 KBS 협력제작국 PD(56), 남선현 전 KBS미디어 사장(67), 차만순 전 KBS 부사장(67), 이명구 EBS 부사장(64), 최석태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61), 심의표 전 KBS비즈니스 감사(67), 이몽룡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66), 이동식 전 KBS 비즈니스 감사(60), 지연옥 전 KBS시청자본부 본부장(62), 이정봉 전 KBS 비즈니스 사장(63), 조대현 전 KBS미디어 사장(62), 류현순 현 KBS 부사장(59), 이상요 현 KBS 기획팀장(59),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60), 이상필 현 KBS 관악산송신소 차장(59), 전홍구 현 KBS 부사장(59), 장경수 현 세종대 석좌교수(65), 정홍보 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59), 안상윤 전 SBS 논설위원(60), 서명종(63), 이제순 전 양명고등학교 교사(58), 황진옥(58), 김동원 전 극단동원창단 대표(61), 김준성 전 연세대학교 차장(62), 박정수(47) 등이다.

여기서 홍성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의 사장 지원이 논란이다. 홍 전 위원장은 2012년에도 KBS 사장직을 지원했으나 당시 KBS 양대 노동조합은 ‘불가 판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 주무부처인 방통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인사가 공영방송의 사장에 지원하는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현 신용섭 EBS 사장은 방통위 상임위원 출신이라는 점으로 인해 내외부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적도 있다.

권혁부 전 방심위 부위원장도 논란이다. 권 전 부위원장은 2007~2008년 KBS 이사직을 수행하며 당시 KBS 보도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KBS를 소위 ‘쪼개버린’ 2008년 정연주 사장 해임 정국에서 사복경찰 투입을 요청하는 등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물론 방심위 부위원장 시절에도 편향된 정치감각으로 방송 공공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부 인사로는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이 논란이다. 고 전 보도본부장은 2011년 보직 당시 기자협회로부터 불신임 투표를 받아 불공정 방송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화섭 전 본부장도 2013년 보도본부 신임투표에서 불신임 판정을 받은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장 선임에 다수의 KBS 인사들이 지원한 것을 두고 "본부장 이상 간부는 모두 지원했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KBS 사장 선임 정국에서 많은 내부 간부들이 지원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로 굳어졌다 하지만, 청와대 보도통제 의혹으로 사임한 길환영 사장의 후임을 뽑는 자리에 내부 인사들이 대거 지원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KBS에 문제가 있어 사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사장을 뽑는 마당에, 과연 정상적인 ‘자정’이 가능하겠냐는 뜻이다.

한편 KBS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 해임 이후 화두로 부상한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를 모두 거부했다. 야당 추천이사들은 두 안건을 강력하게 주장했으나 여당 추천이사들 대부분은 반대하거나 기권했기 때문이다. 특별다수제는 방송법 위반이고 사장추천위원회는 KBS 이사회 고유의 권한을 부정한다는 논리다. 앞으로 새로운 사장이 선임된다고 해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KBS 이사회는 6월 30일까지 사장 후보자 공개모집에 접수한 30명에 대한 서류심사를 오는 2일 진행할 예정이며, 서류심사를 통해 압축된 후보자는 9일 면접을 진행해 최종 1인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사장 선임에 대한 KBS 정관을 감안하면 KBS이사회는 오는 7월 10일까지 신임 사장을 임명제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