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가입자 1000만 시대 … 저가 구조 탈피 시급

IPTV 가입자 1000만 시대 … 저가 구조 탈피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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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가입자 1000만 명을 넘어선 IPTV가 케이블 방송과 함께 유료 방송 업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IPTV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여전히 부각되지 않고 있어 IPTV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이하 코디마)는 지난 16일자로 IPTV 3사 가입자를 집계한 결과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19일 밝혔다. 사업자별로는 KT548만 명, SK브로드밴드가 250만 명, LG유플러스가 202만 명으로 지난 2009IPTV 서비스 도입 이후 58개월 만의 성과다.

   

코디마

KT 관계자는 “200910IPTV 서비스 시작 이후 20124월에 500만 명을 돌파했는데, 500만 시간보다 약 1년여를 앞당겨 1000만 명을 돌파했다주문형 비디오(VOD) 등 언제든지 원하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입자 증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양적 성장과 달리 방송통신 융합 상품인 IPTV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질적인 성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IP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케이블 방송의 PP가 겹쳐 IPTV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과 통신의 결합 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T-커머스 등의 양방향 콘텐츠가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역시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많다.

또한 일각에서는 IPTV의 양적인 성장도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했다기 보다는 기존 케이블 방송 가입자들이 이동한 경우가 더 많아 유료 방송 산업의 성장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올해 6월 기준 케이블 93개사의 시정점유율(아날로그+디지털 합산)1년 새 61.14%에서 56.3%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며 케이블의 하락폭이 IPTV 증가분에 반영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동통신사인 IPTV 사업자들이 유선결합(인터넷+TV+전화) 상품에 60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하는 등 결합 상품을 강화하면서 케이블 쪽 가입자들이 IPTV 상품으로 갈아탔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결합 상품으로 인한 저가 요금 구조의 고착화가 콘텐츠 투자 감소 등으로 이어져 선순환적인 유료 방송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점이다.

IPTV 최대 사업자인 KT 측은 최근 실적발표 자리에서 단독 IPTV만 보면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콘텐츠 수급 비용 부담으로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나친 저가 요금 정책 때문에 콘텐츠의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한 지금부터라도 IPTV 사업자들이 저가 요금 구조를 탈피해 하루빨리 IPTV만의 독창적인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IPTV 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