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논란 박치형 부사장 해임

EBS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논란 박치형 부사장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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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의 책임자로 지목된 박치형 EBS 부사장이 10월 31일 해임됐다. EBS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부사장 해임 발령’ 공고를 올렸다.

앞서 박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제작 종반에 접어든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이하 반민특위 다큐)’의 제작을 중단시킨 책임자로 지목됐다. 박 부사장은 당시 70%나 진행된 반민특위 다큐 담당 PD를 수학교육팀에 전보 발령했다. 최근 진행된 특별감사에서는 ‘박 부사장은 제작이 중단될 것을 예견하고도 인사발령을 냈으며 사실상 단독으로 추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꾸준히 박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9월에는 반민특위 후손들과 민족문제연구소 등과도 연대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누구나 과오는 있지만 제작 중단의 책임을 이런 저런 과오 중 하나로 밖에 보지 않는 그 안이한 정신 자세가 문제”라며 “권력자에 아첨하는 재주 외에 달리 뚜렷한 능력도 공도 없는 함량미달인 자를, 사익을 위해 방송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을 가볍게 내팽개친 자를 EBS 구성원들이 어찌 부사장으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김명중 사장을 향해서도 “지금 당장 결단하지 않는다면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사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손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라며 “EBS에서 청산돼야 할 역사의 인물 사전에 본인의 이름 석 자도 공범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구성원과 시민사회단체의 퇴진 요구에 박 부사장은 4개월간 특별감사 결과 조치할 사항이 없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하지만 EBS 내부 갈등이 심해지자 김 사장은 결국 박 부사장 해임으로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