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창조 경제의 핵심 PP 산업 발전 전략(이하 PP 발전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영세한 중소 PP 사업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에선 종합편성채널과 대기업 PP 사업자를 위한 특혜성 정책이라는 날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정책 구체화와 시행 과정에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PP를 창조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발표된 ‘방송 산업 발전 종합 계획’을 구체화한 첫 번째 후속조치이자 실행계획인 이른바 PP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고 발표했다. PP 산업 육성과 동시에 내년 3월 한‧미 FTA 시행에 따른 방송 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PP 발전 전략은 크게 3가지 줄기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PP 산업의 선순환적 생태계 구축이고, 두 번째는 유료 방송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마지막은 PP 산업의 국내외 경쟁력 확보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PP 산업의 선순환적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이다. 미래부는 △‘유료방송산업발전위원회(가칭)’ 설립으로 유료 방송 요금 정상화, 수신료 합리적 배분 △유료 방송 이용 요금 승인 기준 개선 및 결합상품 적정할인율 방안 제고 △프로그램 자체 제작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및 세제감면 방안, 광고 규제 정비 등을 통해 선순환적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방송협회(이하 방송협회)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영세한 PP 사업자들을 명분으로 내세워 CJ 같은 대기업과 종합편성채널에 세제감면 등의 특혜를 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방송협회는 PP 발전 전략이 발표되자마자 성명서를 발표해 “세제지원 혜택은 결국 전체 PP 자체 제작비 중 각각 50%와 15%를 차지하고 있는 CJ와 종편 PP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이 지상파에 육박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CJ E&M과 방송발전기금을 면제받고 의무재송신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종편 PP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PP에 남아 있던 토막, 자막 광고 등 일부 광고 규제를 철폐하는 방안 역시 이중 특혜성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영세한 중소‧개별 PP 사업자를 운운하고 있지만 결국엔 종편과 대기업이 그 혜택을 받는 수혜자란 것이다.
방송협회의 지적처럼 대기업과 종편에 대한 세제감면, 광고 규제 철폐 등으로 생길 부작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중소‧개별 PP 사업자를 위한 지원이라는 명분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세제감면 적용에 제한을 두어 CJ와 같은 대기업이나 종편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미래부가 PP 발전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P 발전 전략의 두 번째 줄기인 유료 방송 시장의 관리‧감독 강화는 업계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유료 방송 시장의 왜곡된 시장 구조와 불공정한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선 일정 정도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MSP, MPP의 부당한 교차편성, 끼워팔기, 불리한 거래조건 강요에 대한 감독 강화 △플랫폼 사업자가 중소‧개별 PP 채널을 의무 구성하도록 ‘채널 할당제’ 도입 △‘한국방송채널사용산업진흥협회(가칭)’ 설립으로 유료 방송 거버넌스 개선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PP 발전 전략을 보면 ‘한국방송채널사용산업진흥협회(가칭)’가 하는 일이 많다. PP 콘텐츠 중심으로 유료 방송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또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종합 지원을 추진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채널 할당제 등을 비롯한 PP 발전 전략의 상당 부분을 주도적으로 시행할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PP 발전 전략이 당장 내년 3월 한‧미 FTA 시행에 따른 대비 방안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더 큰 문제다. 단순히 유관 단체 늘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부는 PP 발전 전략을 통해 2017년까지 PP 시장에서 총 1조5천억 원 규모의 매출 증대와 1천601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PP 발전 전략 발표 시작부터 적지 않은 비판이 나오고 있는 만큼 미래부의 기대대로 진행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