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최대 6000명 규모의 명예퇴직과 더불어 복지 축소, 임금 피크제 도입 등 강도 높은 쥐어짜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KT 사측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KT에서 근속 15년이 넘은 직원은 전체 직원의 70%가 넘는 2만3000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대략 20%에 해당되는 5~6000명이 이번 인력 감축에 따라 KT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유선파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명예퇴직을 선택하는 직원들은 개인 선택에 따라 추가로 가산금을 받거나 혹은 KT M&S 등 그룹 계열사에서 2년간 근무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근속기간과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받는다. 퇴직금 외 받을 수 있는 총금액은 개인당 퇴직 전 급여 2년치다.
KT는 오는 10일부터 24일까지 명퇴 희망자를 접수하고 25일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퇴직 발령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KT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지만 예상보다 빠른 고강도 쥐어짜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KT 내부의 한 소식통은 “황창규 대표가 취임하고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내부 구성원의 충격은 엄청나다”며 “기존노조가 (구조 조정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새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당분간 진통이 오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KT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두고 ‘황창규식 조직 개편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향후 계열사까지 인적 쇄신이 일단락되면 그룹 전체 사업의 합리화를 위한 2차 개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황 대표의 지적대로 지난해 말 기준 KT의 임직원수가 3만3451명으로 연간 인건비가 총 2조772억 원에 달한 부분과, 인건비가 매출액 대비 17.9% 수준에 육박하는 부분은 향후 더 강력한 고강도 인력 감축을 전망하게 만든다. 실제로 KT 인건비의 경우 경쟁사인 SKT(4192명, 4714억 원)와 LG유플러스(6780명, 4780억 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조직쇄신을 요구하며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적 쇄신을 시작으로 사업 재조정이 빠르게 구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경영진의 패착을 직원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