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편향 방심위, “심각하다”

정치편향 방심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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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CBS에 이은 JTBC 중징계 방침에 여론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일부 매체에 대한 고무줄 심의도 논란이다.

방심위는 2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 26일 방송된 JTBC <뉴스9>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2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심의했다. 당시 JTBC <뉴스9>는 시국미사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물의를 빚은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신부 발언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소식을 전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JTBC <뉴스9>의 손석희 앵커가 두 번째 뉴스에서 검찰의 수사 착수에 대한 법조계 전문가(김형태 변호사)의 견해를 청취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 추천 위원들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형태 변호사의 인터뷰를 한 점을 문제 삼았다. JTBC <뉴스9>가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2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박만 위원장과 최찬묵 위원은 인터뷰 과정에서 손석희 앵커와 김형태 변호사가 “검찰의 신속한 수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명백한 공정성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찬묵 위원은 “고발장이 접수되면 다음 날, 혹은 그 다음 날 배당이 이뤄지는 건 검찰의 수사진행 상 통상적인 절차다”라며 “진행자가 검찰의 수사에 대해 ‘신속한’ 것으로 성급하게 전제하고 말한 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혁부 부위원장도 “박창신 신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있냐는 식으로 정부 발표를 부정했는데, 정통 언론을 지향하는 방송이라면 이 부분을 출연자에게 공격적으로 따졌어야 했다”고 강조하는 한편, “손석희 앵커가 박 신부의 발언 중 핵심적인 부분인 연평도 포격에 대해선 전혀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권 부위원장은 이를 두고 “의도된 공정성 위반”이라고 날을 세웠다.

결국 JTBC <뉴스9>는 ‘주의’ 1인(권혁부 부위원장), ‘권고’ 5인(박만 위원장·최찬묵·구종상·박성희·엄광석 위원), ‘문제없음’ 3인(김택곤·장낙인·박경신)으로 갈렸고, 결국 다수 의견인 ‘권고’ 처분이 결정됐다.

당장 방심위의 JTBC <뉴스9> 징계를 둘러싸고 엄청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박창신 신부를 등장시켰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이어 JTBC도 제재를 받자 방심위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심위의 위원 구성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방송심의의 경우 전체회의에 오를 안건을 상정하는 방송심의소위에서도 3대 2 구조의 여야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다. 전체회의 참석 위원과 비교해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안건 상정 단계부터 파행이 벌어지기 때문에 문제는 여전하다는 비판이다.

그러자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방통심의위 위원 구성을 5대 4 구조로 바꾼다는 내용의 법안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기존 방심위 6대3 구도로는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마지막으로 일각에서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방심위원들이 연임을 위해 무리수를 남발한다는 지적도 한다. 여권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소 무리한 심의를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같은 날 방심위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간첩으로 폄훼한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되는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의결했다. 출연자가 객관적 근거없는 주장으로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고 이에 대해 진행자가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심위의 정치 편향성을 의식한 방심위원들이 채널A의 막말을 그냥 넘기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생색내기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