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UHDTV 연구반 발족

[분석] 700MHz-UHDTV 연구반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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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회동을 하고 관련 실-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정책협력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 기관은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방안 모색 및 UHDTV 발전을 위한 공동 연구반 구성에 합의했다. 이에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미래부는 방통위와 방송통신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관계에 있는 만큼 협력해 ICT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룩해 창조경제를 실현해 나가겠다”며 “향후에도 방통위와 700MHz 활용 방안, 방송산업종합 발전 계획 등 방송통신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도 “방송통신 생태계는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이므로 정부가 복잡한 생태계를 잘 조율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양 기관부터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미래부와 방통위가 자주 만나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면 부처 간 칸막이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덕담을 했다.

우선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700MHz 대역에 대한 활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달까지 양 기관 및 양 기관이 추천하는 학계와 연구기관 등의 전문가로 ‘700MHz 대역 활용방안 연구반(가칭)’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10월에 종료되는 DTV 채널재배치 이후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국무조정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를 거쳐 조속히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연구반 논의결과를 공유하고 수시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업계 대표로 별도의 ‘실무협의회(가칭)’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실무협의회가 전체 연구반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미래부는 하반기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12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수립하는 동시에 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용도를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여기에 양 기관은 내년도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추진 중인 유료방송 UHDTV 등 UHDTV 방송 전반의 발전을 위해 양 기관이 추천하는 미디어 업계, 콘텐츠 제작자, 제조사 등의 전문가가 참여해 매체별 특성에 입각한 건전한 UHDTV 방송 생태계 조성방안을 논의하는 ‘UHDTV 방송발전 연구반(가칭)’을 조속히 출범해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회동의 의미를 미래부와 방통위의 정책적 공동전선구축에 방점을 찍은 것과는 달리, 그 진짜 의미는 다른 곳에 있어 보인다. 양 기관의 단순한 공동전선구축 외에도 훨씬 다면적이고 복잡한 속내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사실 본 회동의 결과물은 미묘한 대목이 많다. 대다수의 언론이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서로 날을 세우던 미래부와 방통위가 정책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는 것 외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다.

우선 주파수 연구반과 UHDTV 연구반이 분리되어 운영되는 부분이다. 물론 주파수와 UHDTV가 반드시 함께 논의되어야 할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UHDTV 발전 로드맵을 두고 미래부가 유료방송 중심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사실상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향배와 정부가 지원하는 UHDTV 발전 주체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만약 700MHz 대역 주파수가 통신에 할당되면 자연스럽게 UHDTV 발전 주체에서 지상파 방송사는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즉, 분야는 다르다 해도 광범위한 뉴미디어의 발전 청사진을 작성하는 단계로 사안을 집중시켜보면 사안은 자명하다. 지상파 방송사가 다른 주파수 중에서도 난시청 해소와 더불어 UHDTV 발전을 위해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으로 재단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700MHz 대역 주파수가 통신에 할당되고 지상파에 일정 정도의 UHDTV 발전 역할이 주어진다면 더 큰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동에서 합의한 UHDTV와 700MHz 대역 주파수 공동 연구반의 ‘교류’가 포인트라는 뜻이다. 이제 두 사안은 마냥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실제로 8월 중순경 이러한 부분을 지적한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UHDTV 연구반에도 함정은 있다. 지금까지는 미래부가 유료방송 중심의 UHDTV 발전을 추구하고 있었고 방통위는 콘텐츠 부족 및 제반 사항의 미흡을 이유로 기술도입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방통위를 협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은 미래부의 패착과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방통위의 정치적 판단이 어느 정도 섞여 있다. 이 말은 역으로 어느 정도의 소통만 진행되면 순식간에 UHDTV에 대한 양 기관의 의견합일을 이뤄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UHDTV 발전에 대한 의지는 미래부가 방통위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8월 21일 간담회 종료 후 있었던 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바로 ‘내년도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추진 중인 유료방송 UHDTV 등 UHDTV 방송 전반의 발전을 위해’라는 대목이다. 단순한 문구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번 회동 결과로 합의된 UHDTV 연구반이 어떻게 운영될 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물론 이번 회동의 결과물인 연구반 구성이 어떤 흐름을 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단 700MHz 대역 주파수에 대해서는 미래부가 통신 할당을, 방통위는 약간 유보적인 방송 할당을 원하고 있으며 UHDTV 발전에서 미래부는 유료방송 중심, 방통위는 약간 유보적인 지상파 참여로 정리된다. 이러한 이견은 향후 공동 연구반이 운영되면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으로 부각될 것이다. 공동 연구반의 성패가 미래부-방통위의 간극을 좁히는 것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리고 양 기관은 성공적인 물꼬를 틔웠다. 이제 조율만 남은 상황이지만, 미래부가 추진하는 방안에 방통위가 부화뇌동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편 양 기관은 방송 산업 발전 종합계획 수립, 지상파 방송 재송신 제도 개선, 금지행위 관련 사후규제 개선 등 양 기관이 추진 중인 방송 관련 주요 정책의 수립과 더불어 방송 관련 행사 개최 시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지난 4월 25일 체결된 양해각서에 따라 구성된 실장급 방송통신정책협의회 및 분야별 실무 정책협의회를 통해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미래부와 방통위는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와 안전한 활용을 위해 데이터 공유기준(미래부)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 라인(방통위) 수립 시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으며 국민편익 증진을 위해 방송통신 민원은 미래부의 민원센터에서 일원화해 접수하고 방통위는 민원센터에 인력을 파견해 소관 민원 등을 처리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양 기관은 ′정보통신‧방송 연구개발 관리규정′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