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TV가구, 약 될까 독 될까

제로TV가구, 약 될까 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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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수상기를 통해 TV를 보지 않는 이른바 ‘제로TV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TV수상기가 아닌 다른 플랫폼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제로TV가구가 과연 방송 업계의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가 지난 30일 발간한 ‘가구 내 TV 보유현황 및 가구원의 TV 시청시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의 TV 보유율은 90.9%로 전체 가구의 TV 보유율 96.7%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철 KISDI ICT 통계센터장은 “가구 내 TV가 없다면 사실상 제로TV가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제로TV가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로TV가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2년 현재 제로TV가구가 500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200만 가구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수치다.

제로TV가구의 상당수는 TV수상기가 아닌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신촌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황모씨(26)는 “TV수상기 값과 케이블 또는 IPTV 이용료까지 생각하니 아예 사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차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고 PC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보고 싶은 방송을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TV를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청자들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 패턴에 맞춰 방송 업계에서도 수익 다각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인 플랫폼 외에도 시청자들의 변화하는 시청 습관에 맞춰 방송 프로그램의 창구 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인 가구의 비중은 25.3%로 약 454만 가구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5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35%가 1인 가구에 해당할 것이라고 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제로TV가구의 수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방송 업계에서 이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제로TV가구는 방송 업계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