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하반기 방송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부터 지상파 MMS 현실화, UHDTV 발전부터 유료 방송의 이합집산까지. 2013년 하반기에 등장할 다양한 방송 현안은 벌써부터 각자의 동력을 극대화시키며 첨예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전이다. 지금이야 통신사들의 LTE 주파수 할당이 대부분의 주파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지만 당장 채널재배치가 종료되고 회수 가능한 방송용 필수 주파수가 현안으로 떠오르면 지상파-통신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주파수 정책은 미래창조과학부(통신용)와 방송통신위원회(방송용)로 이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논란이 가열되면 전쟁의 양상이 지상파-통신사를 넘어 방통위-미래부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이유로 양 측은 각자의 논리를 내세우며 내부역량을 응집하는 한편, 적극적인 선전전에도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MMS 현실화도 있다. 물론 해당 안건은 지난 5월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한국방송협회 임원진 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유료 방송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들이 급물살을 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상파 MMS 현실화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종합편성채널의 8VSB 허용과 유료 방송 진흥 정책 등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지만 지상파 MMS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지상파 방송사의 가시적인 기술협약 결과물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유료 방송 동일 규제 후폭풍도 2013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최근 미래부는 방송통신 융합상품 촉진을 위해 칸막이식 규제체계를 해소한다는 전제아래 지난 정부 논란이 돼왔던 접시 없는 위성방송 DCS(Dish Convergence Solution)와 같은 방송사간 이종역무 상품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연내 방송법 등에 특례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방통위도 케이블과 IPTV, 위성방송 등을 하나의 규제로 묶는 방안을 발표함으로서 유료 방송 진흥을 창조경제의 개념으로 녹여낼 것이라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차세대 방송기술이자 신성장 동력인 UHDTV를 둘러싼 복마전도 치열하다. 지난 4월 미래부는 UHDTV 기술 발전을 유도하고 이를 새로운 창조경제로 육성하기위해 관련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UHDTV 시장은 콘텐츠 시장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먼저 발전할 정도로 아직 정형화된 발전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UHDTV 플랫폼을 둘러싸고 그 발전의 주체가 지상파가 되어야 하는지, 유료 방송이 되어야 하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 이 대목은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다. 현재 정부는 유료 방송 중심의 UHDTV 발전을 고수하며 이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지상파 중심의 UHDTV 발전이 진정한 무료 보편의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라는 절대명제에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KBS를 중심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작년 1차 실험방송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현재 2차 실험방송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 방송도 만만치 않다. 7월 17일 케이블 업계는 UHDTV 시범방송 송출 기념식을 가지는 한편,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동시에 케이블 업계는 자신들의 광대역 망이 지상파나 위성보다 전송폭이 넓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셋톱리스’를 내세운 UHDTV 현실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위성방송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자신들이 축적된 HD와 3D 노하우를 살려 UHDTV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케이블 광대역망에 비해 좁은 위성의 전송망은 고효율의 압축방식(기존 MPEG-4 방식의 전송방식을 HEVC으로 바꾸면 DVBT2 방식으로 UHDTV를 전송할 수 있으며 HEVC은 MPEG-4보다 2배 가량 압축효율이 뛰어나다)으로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아울러 KT 스카이라이프는 에릭슨과 송출 파라메타 최적화를 위한 송수신 정합시험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위성방송 PG 활동으로 기술 기준과 송수신 정합표준 제정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의 광대역보다 좁은 전송망은 고효율의 압축방식으로 극복하고 공격적인 기술정합 협력을 진행하는 한편, 위성방송의 보조 전송구간을 IP망으로 확장시킨 DCS 기술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셋톱박스 상용화가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UHDTV 쟁탈전 승자를 결정할 주요한 변수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료 방송 규제 동일의 원칙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일명 CJ 특별법과 IPTV 개정안이다. CJ 특별법은 IPTV에 도전받는 케이블 SO 영향력의 추이를 살핀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내려간 IPTV 개정안도 DCS 현안이 풀리면 직접사용채널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2013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의 8VSB 허용과 ICT 진흥특별법에 녹아든 유료 방송 디지털 전환 지원 특별법, 클리어쾀 TV 논란도 첨예한 관심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