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면이 사라졌다

한국일보 1면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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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일보 사태가 심상치 않다. 사측이 21일 이영성 전 편집국장에게 해임 결정을 내리자 기자들은 전면 무효를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한국일보 사측은 인사발령 불이행과 2일자 1면에 노조 명의 성명서 게재, 여기에 회사 인사발령 신문게재 방해 등을 이유로 이 전 국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국장은 사측의 조치에 대해 “회사가 단행한 인사는 노조의 고발에 대한 보복조치이자 노사 합의사항인 편집강령을 위반한 불법적 조치여서 원천무효”라며 회사의 인사위 개최 사유가 타당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인사위원회가 예정된 9층 회의실에서 50여 명의 한국일보 기자들은 인사위 저지에 나서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동시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족벌체제와 단절에 나선 한국일보 기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논평을 내며 사측의 무리한 보복조치에 반대하는 기자들의 편에 섰다.

이에 언론연대는 “ 지난달 29일 한국일보 노조가 장재구 회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소하자 사측은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이를 부당인사로 규정하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거부했다. 그러자 사측은 현 편집국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어제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1면 단독기사가 사측에 의해 누락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연대는 노조 비대위의 입장을 빌려 “장재구 회장이 한국일보의 자산을 제 쌈짓돈처럼 이용하여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으며 횡령 탈세 등의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혹평한 다음, “그간 한국일보는 창업주의 다섯 아들이 경영권을 번갈아 행사하면서 경영 악화를 거듭해왔다. 한때 매출액 1위를 자랑하던 한국일보는 이제 존폐 여부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세가 기울었다. 족벌사주의 불법과 전횡이 오랜 기간 누적돼온 결과다”고 주장했다.

이에 언론연대는 “한국일보 기자들은 사주의 이익이 아닌 정론을 위해 복무하겠다고 투쟁에 나섰다”며 “언론연대는 한국일보 기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이번 투쟁을 통해 한국일보가 오랜 족벌체제의 사슬을 끊고 비판적 중도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