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인사청문회…‘여론 조작’,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이진숙 인사청문회…‘여론 조작’,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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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둘째 날은 여론 조작,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과거 MBC 재직 당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MBC와 온라인 매체 위키트리의 운용사인 소셜홀딩스가 체결한 ‘소셜 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를 공개했다. 계약서는 소셜 네트워크상에 MBC에 우호적인 여론이 최대한 확산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이에 대해 위키트리는 6개월간 2억 5천만 원을 받기로 했다.

공훈 당시 위키트리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으나 MBC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서 계약을 중도 해지했고, 착수금도 반환했다”고 답했다.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이었던 고 이용마 기자는 통화를 통해 공 전 대표가 “MBC에서 ‘가짜 계정’ 등 무리한 요구를 해서 계약이 중단됐다”고 답했다며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단순히 계약해서 홍보하는 내용이 아니라, MBC에 유리하고 노조에 불리하게 여론을 조작해서 MBC 사측이 여론 주도권을 쥐겠다는 내용”이라며 “내부에서는 트로이컷으로 직원 사찰을하고 외부에서는 거액을 달여 여론 조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불법이 아니라며 “회사 임원이자 경영진으로서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상황에 리스크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여론 조작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헌법적 범죄 행위”라고 강조하면서 “사내에 트로이컷이라는 보안 프로그램을 배포해서 직원들의 이메일, 메신저를 들여다본 데 불법 책임을 인정하셨다. 사찰 자체가 노조 탄압을 위해서였으며 여론 조작까지 시켰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님들께서는 트로이컷을 사찰 프로그램이라고 하시는데, 사찰 프로그램이라면 임원에게도 설치했겠느냐. 제 컴퓨터에도 설치돼 있었다”면서 “인트라넷이 해킹당하고 사장 법인 카드 내역까지 유출되고 있어 사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한 프로그램”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후보자의 대답에 대해 제보가 들어왔다며 “‘후보자가 트로이컷이 아무것도 아닌 프로그램인 것처럼 말하는데 관련해 법원은 2016년 프로그램을 설치한 정보콘텐츠실장은 벌금형을 확정했고, 판결문에서 김재철, 이진숙 등은 공동 불법 행위자로 규정했다. 또한, 이어진 민사 재판에서 김재철, 이진숙 등 간부 4명에게 1,865만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이뤄졌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안’이라고 반드시 얘기해 달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오늘 언론과 위원회에서 제기된 위키트리와의 계약이나 이런 부분은 좀 더 성실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최근 이런 여론 조작에 대한 정치권의 경각심과 국민의 인지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 당시 법인카드 유용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보통 법인카드를 주소지 근처나 주말에 잘 쓰지 않는데 후보자는 참 많이 쓰신 것 같다. 주말 골프에만도 최소 30번 1,500만 원, 평일을 포함하면 44회 정도에 2,000만 원을 사용했다”면서 “재임 기간 전체에서 약 24%를 주말에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후보자의 집 반경 5km 이내 식당에서만 1,500만 원 정도, 휴일에 약 200만 원이 쓰였다. 특히 휴일에 사용했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저희 회사 임원들에게 물어보면 휴일에 영업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대표이사에게는 특히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고 답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이 후보자가 업무추진비 자료 제출을 거부한 데 “50만 원 이하 사용 내역은 누구를 만났는지 쓰여 있지 않으니 그 자료는 제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업무추진비는 모두 업무에 사용했다”고 답했다.

이에 최 위원장 역시 “오전에 소액결제에 대해 업무에 사용한 것을 증명하겠다고 답하셨다. 집 근처 파리바게뜨에서 4천 원 쓴 것을 업무용으로 썼다고 증명하겠다고 했다”면서 “업무추진비로 썼다고 말한다고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말한 대로 증명해달라”고 했으나 이 후보자는 “업무로 사용했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트로이컷에 대해 언급하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법인카드 내역도 제출하지 않는 분이 직원들의 개인정보는 중요하지 않으셨냐”고 꼬집으면서 “이런 이를 임명한 대통령실은 국민을 무시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후보자의 발언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2018년 1월 MBC 감사국은 관계사 임직원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고자 했으나 이 후보자가 감사에 협조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후 서면 질의로 협조 안 한 이유를 묻자 특별히 비협조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화와 문자로 연락했으나 연락 두절로 특별 감사를 진행할 수 없어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 MBC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