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KBS 보궐이사엔 황근 교수 ...

방통위,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KBS 보궐이사엔 황근 교수
방문진 검사‧감독 결과 “MBC 사장 추천‧심의 부적절 및 관리‧감독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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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이 해임됐다. 또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으로 결원이 발생한 KBS 이사회 보궐이사로 황근 선문대 교수가 추천됐다. KBS 이사회와 방문진에 대한 해임과 보궐이사 추천 등으로 공영방송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월 21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하고, KBS 이사회 보궐이사로 황 교수를 추천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은 여권 추천 인사인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방통위 상임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방통위는 권 이사장 해임에 대해 “방문진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대표해 MBC의 경영 성과 등을 적절하게 관리 및 감독해야 함에도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했고,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 했으며, MBC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 및 방문진 임원을 부적정하게 파견해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등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으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권 이사장 해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자 “MBC를 장악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무법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방통위의 해임 절차에 대해 “위법행위”라고 비판했다. 권 이사장은 “방통위는 해임 절차 개시 통보부터 청문까지 열흘의 기간만 주고 청문 절차를 연기해달라는 요청도 거부했으며, 해임 판단 근거자료를 열람하게 해달라는 신청도 거부했다”면서 “터무니없는 혐의를 씌워놓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야권 추천 인사인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이사장 해임에 반대의 뜻을 표했다. 김 상임위원은 “법, 원칙, 절차, 해임사유 등 모두 김 직무대행의 직권남용”이라며 “해임은 무료”라고 주장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방문진 검사‧감독 결과도 발표했다. 방통위는 방문진법과 민법에 따라 방문진의 MBC 경영 관리 감독과 사무 집행 전반에 대한 검사‧감독을 진행했다.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은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방통위는 먼저 방문진이 MBC 사장 추천 절차 및 심의를 부적정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MBC 사장 후보자가 수년전 벤처기업으로부터 거액의 공짜 주식을 받았다는 진정서가 제출됐는데도 이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본인 해명만 듣고 후보자를 사장 내정자로 선정했으며, MBC 특별감사 결과로 주식 명의신탁 행위에 대해 위법성이 있음을 확인하고도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장 후보자 지원서에 영업이익을 허위로 기재돼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공개적으로 해소되지 않고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방문진이 MBC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감사는 업무 특성상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중립적 영역을 유지해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방문진 이사장은 MBC 사장에 대한 자체 특별감사에 방문진 이사를 이사회 논의 없이 관찰자(옵저버) 명목으로 참여시켜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저해했다”고 말했다.

또한 MBC와 관계사의 투자 등 경영 관련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봤다. 방통위는 “중요자산 취득이나 중장기 투자 및 개발계획 등에 대해 방문진 결의사항 또는 사전협의사항으로 처리해야 하나 MBC 플러스는 2018년 스매시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방문진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MBC는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면서 방문진에 보고하지 않는 등 관리지침을 위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진은 이들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방송의 공정성 실현을 위한 근로환경 조성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MBC 공적 책임 실현을 위한 관리·감독 부실 및 MBC 임원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필요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방통위는 방문진 사무 집행 분야와 관련해서도 방송진흥 공모사업에 대한 표준화된 매뉴얼 마련, 업무추진비 집행 기준 정비, 홈페이지 관리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마지막으로 이번 검사 감독 시 방문진이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 등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방문진이 방통위의 검사‧감독을 거부함에 따라 검사‧감독에 필요한 자료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보고서를 방문진에 통보해 주요 문제점에 대한 개선과 법률 준수 등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