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 종료,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열리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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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대한민국은 수도 서울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함으로서 새로운 디지털 TV 시대를 열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국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 결정을 내린 직후 8월 16일 울산광역시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국단위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완전히 종료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 TV방송을 직접 수신 방식으로 보던 아날로그 TV 사용자들은 새해부터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해야 지상파 TV를 종전의 직접 수신 방식으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케이블 TV나 다른 유료 방송을 통해 지상파 TV 방송을 수신하거나, 디지털 TV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시청자는 12월 31일 이후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디지털 전환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아 보인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약 5만여 가구가 디지털 전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은 시급한 사안이다. 시청권 박탈로 인한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 2013년 10월까지 전국 3권역에 거쳐 진행되는 채널재배치 작업도 변수다. 채널재배치 작업은 시청자가 일일이 채널 재설정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홍보 방법이나 직접적인 대민지원 방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또 방송기술업계에도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디지털 전환으로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해당 주파수를 가져가기위한 지상파와 통신사의 힘겨루기가 치열한 가운데, 최시중 위원장 시절 방통위가 확정한 상하위 40MHz 폭 통신 할당이 가장 유력한 주파수 할당 정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열린 ABU 총회에서 전 세계 회원사들이 디지털 방송의 혜택을 오로지 국민에게 돌리고 700MHz 대역 주파수의 온전한 방송 할당을 요구하는 서울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서도 내년 주파수 경매에 넘어갈 것이 유력한 1.8/2.1/2.6GHz 대역 주파수와 달리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은 긴 호흡을 가지고 할당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및 클리어쾀 TV, 유료 방송 지원에 관한 현안도 남아있다. 현재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는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유료 방송의 반대로 인해 방통위 승인이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의 무료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ABU 서울 선언문의 정신을 존중하는 전향적인 변화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또 저소득층 지원을 기치로 추진되고 있는 클리어쾀 TV에 대한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며 국회 김장실 의원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유료 방송 디지털 전환 지원법도 정식으로 발의되어 최종 공포를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특히 전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료 방송 지원법의 현실화를 두고 이해 관계자들의 치열한 격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더 넓게 보자면 재송신료 협상 및 의무재송신 확대 유무도 디지털 전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기점으로 무료 보편의 지상파 방송과 탄탄한 인프라를 자랑하는 유료 방송의 격돌이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전국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방송 시작을 기점으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더욱 공고하게 자리잡게 한다는 취지 아래 내년 초까지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시청각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TV 구매비용(10만원 한도)을 지원하거나 디지털 컨버터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 일반 가구는 컨버터 대여비 6만 원 중 4만 원과 안테나 설치 비용 9만 원 중 6만 원(노인·장애인 면제)을 지원받는 사실도 더욱 알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