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만 웃었다…웨이브 550억, 티빙 760억, 왓챠 240억 손실 ...

‘넷플릭스’만 웃었다…웨이브 550억, 티빙 760억, 왓챠 240억 손실
“국내 콘텐츠 경쟁력 위해 투자 활성화 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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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난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며 웃었다. 국내 OTT 업체인 웨이브와 티빙, 왓챠는 총 1,50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이 불붙으면서 콘텐츠 투자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콘텐츠 투자 활성화 정책과 산업적 차원의 진흥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4월 16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영업이익은 171억 2,887만 원이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 88억 2,048만 원에서 2배로 증가한 수치다. 유료 가입자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리밍 수익’은 6,295억 5,041만 원으로 전년보다 약 58% 증가했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역대급 흥행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업체인 웨이브와 티빙, 왓챠는 OTT의 성장세에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을 잡고 만든 국내 OTT 1위 웨이브는 지난해 558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2,301억 원으로 전년보다 27.7% 늘었지만, 영업 손실은 3배 넘게 늘어났다.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762억 원으로 전년도 61억 원에서 12배가량 급증했다. 왓챠도 다르지 않다. 왓챠의 영업손실액은 2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국내 OTT 업체의 적자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진행되면서 투자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당분간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공: 한국방송협회

한편 4월 15일 한국미디어정책학회·한국방송학회·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국민의힘 김영식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방송협회가 후원한 ‘방송 콘텐츠 글로벌화를 위한 제작 부문 인프라 구축 및 투자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는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콘텐츠 투자 활성화 정책과 산업적 차원의 진흥 전략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세미나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헌율 고려대 교수는 해외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 지원 정책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모태펀드 등 콘텐츠 투자 촉진, 콘텐츠 기업 간 M&A 규제 완화 등 국내 제작 주체가 충분한 자본을 확보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진행한 이성민 한국방통대 교수는 “방송 콘텐츠 분야의 해외사업에서 비즈니스 컨설팅, 저작권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특화된 기관으로서 ‘(가칭) 미디어콘텐츠 무역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뒤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방송 사업자의 콘텐츠 전문기업으로서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대부분의 토론자들이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엄격한 방송 규제의 대폭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작사뿐만 아니라 플랫폼 및 방송사업자에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해외 자본이 국내 콘텐츠 제작의 재원을 채워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외주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투자를 제한하는 소유·겸영 규제 비율을 낮춰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