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7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UHD 방송 활성화 정책방안 발표
[방송기술저널=조원현 KBS 기술본부 기술관리국 기술기획부] 지난 2018년 지상파 방송사는 수도권 UHD 방송을 서비스 하는데 그치지 않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강릉 일대에서 UHD 모바일 실험방송을 실시했다. 이후에도 UHD 방송의 기반 기술인 ATSC 3.0 표준을 활용한 부가서비스를 도입하여 본 방송이 성공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코자 하였으나, 각종 규제와 산업 논리에 막혀 뚜렷한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수년을 흘려보냈다. 때문에 ATSC 3.0 표준에 IP 기반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술인들의 기대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이러한 상태를 타개하고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0년 12월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이하 정책방안)’을 발표했다.
양 기관이 해당 정책방안을 발표하게 된 계기는
① 방송기술 진화에 따라 HD 방송 이후의 차세대 지상파 방송 서비스로 UHD 방송을 도입했으나 ② 방송·통신 환경 급변에 따라 정책보완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정책방안에는 UHD 방송이 도입된 이후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짚은 후,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세부계획이 담겨있다. 주요 내용은 지상파 UHD 방송의 ATSC 3.0 표준을 활용하여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도입,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세부 내용은 방통위 또는 과기정통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첨부파일을 내려 받아 확인할 수 있다.
정책방안 주요 내용
이번에 발표된 정책 방안에 따르면 기존 본방송 이외에 다채널 방송 확대, 모바일 서비스 도입, 통신망(5G 등)과의 융합기술 실증이 가능하다.
① 다채널방송(MMS) 확대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이미 허가된 1개의 채널(주 채널) 이외 공익적 목적 등의 부가채널 및 혁신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경우 간소화된 절차로 시범방송을 허용하고, 본방송 허가에 필요한 법령 개정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② 이동형 모바일 서비스 도입
지상파방송사업자가 고정형 UHD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 내에서 이동형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범방송이 올해부터 허용된다.
③ 방송·통신 융합기술 실증
IP 기반의 ATSC 3.0 표준과 5G 등 통신과 연계된 서비스는 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맞춤형 광고 방송, 끊김 없는(seamless) 방송 시청 등이 가능해지며 다양한 데이터 방송 서비스 등 방송과 통신을 넘나드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된다.
정부 UHD 방송 활성화 정책방안(요약)
정책 방안 중 허용 내역 ▸ 다채널 방송 : 공익채널 등의 시범방송 허용 ▸ 모바일서비스 : 기존 채널 수중계, 모바일 특화채널 등 시범방송 허용 ▸ 융합기술 실증 : UHD 방송망을 통한 데이터 다운로드, 맞춤광고 등 |
다채널 모바일 방송 개념
다채널 모바일 방송이란 말 그대로 주채널(그림에서는 9-1) 이외의 채널은 기술적으로 모바일 수신에 특화시켜 별도의 콘텐츠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상기 그림으로 시스템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① 채널별 스트림 생성
[수중계 채널(9-2)] 주 채널의 4K-UHD 분기하여 하나는 4K-HEVC Encoder,
또 다른 하나는 2K-HEVC Encoder에 입력하여 고정 UHD 스트림(9-1)과 이동 HD
스트림(9-2) 생성
[이동형 서비스 특화 채널(9-3~9-5)] 동영상 콘텐츠는 2K-HEVC Encoder, 오디오
콘텐츠는 MPEG-H Encoder를 통해 방송 스트림 각각 생성
② 여러 방송 스트림은 IP-MUX에서 한 방송 대역 내 전송 가능하도록 다중화
(Multiplexing) 후 송출
③ 한 방송 대역 내에서, 스트림 각각은 고정수신용(PLP0)과 이동수신용(PLP1/2)으로
분리하여 목표수신율에 따라 전송 파라미터를 각기 달리 설정하여 송신
④ 고정수신 단말(고정형 TV)은 PLP0를, 이동수신 단말은 PLP1과 PLP2을 수신하여 시청
모바일 방송은 고정 수신과 다르게 수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파라미터가 설정되므로 야외 캠핑장, 디지털 사이니지, 대형 모니터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차량 및 열차에서 RF 방송 신호를 수신, 고화질의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KBS의 시범방송 도입방안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ATSC 3.0 UHD 방송 표준은 채널별로 다양한 수신 형태에 맞춰 각각의 물리적 특성으로 동시 송신 가능하다. KBS는 평창 올림픽 기간 실험 방송 이후에도 수도권 북감악 중계소와 제주 테크노파크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여 시범 방송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였다. 지난 2020년 12월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이 발표된 이후 유관부서를 중심으로 UHD 혁신서비스 추진 TF를 구성·운영 중이고, 도쿄 올림픽 기간을 기점으로 모바일 다채널 시범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KBS에서 준비 중인 시범방송은 1TV의 경우 본방송과 동일한 수중계 채널(콘텐츠는 동일하나 모바일 수신 특화)과 재난방송 관련 콘텐츠인 재난CCTV, 보이는 라디오 방송 채널을 기본으로 한다. 수중계 채널은 도쿄 올림픽 기간에 맞춰 특별 편성으로 올림픽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림픽이 종료된 이후에는 모바일 다채널 방송의 효용을 시청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1TV 본방송 수중계를 기본으로 하되 별도 콘텐츠를 재가공하여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2TV는 광고 규제 등 관련 법안 미비 등으로 수중계 채널만을 편성, 수신 성능이 우수한 이동형 모바일 방송(HD)을 하여 직접 수신 커버리지 확대, 난시청 해소 등 수신 환경 개선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과기정통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UHD KOREA와 협업을 통해 시범방송 전파를 직접 수신, 서비스 체험이 가능하도록 수신장비세트를 전문가 집단에 배포하고 시청경험을 조사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말 송신시설이 구축될 제주도에는 IP 기반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검증할 계획이다. 대용량 SW 다운로드, DMB 방송망을 통해 서비스 중인 TPEG 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연관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방송 산업과 타 산업과의 접목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동 중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하다가 터널, 지하와 같은 음영지역에서는 동일한 콘텐츠를 통신망과 연동하여 끊김 없이(Seamless) 제공하는 방통융합기술을 통해 방송망(ATSC 3.0)을 주 송신망으로 사용하고 통신망을 보조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음영 지역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UHD 모바일 시범 방송의 한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러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KBS의 상황과 달리 이를 수신할 UHD 모바일 상용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은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다만 이전까지는 UHD 모바일 방송이 송신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가 수요와 효용을 예측하기 불가능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시범 방송을 계기로 이러한 제약도 일부 해소되는 만큼 정부 부처의 지원과 관련 산업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UHD 지상파 방송기술이 5G 통신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 및 산업과 융합을 염두에 두고 도입된 만큼 이번 시범방송을 통해 다양한 협업 모델들이 논의되길 기대한다.
일례로 차량 전장 산업 내 디스플레이 비중 증가, 자율 주행 차량을 비롯해 차량 내 거주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와의 협업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UHD 모바일 방송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실내 수신용 미디어 게이트웨이, 스마트 미디어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수신기기가 상용화된다면 인터넷 기반 서비스와 유사한 시청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IP 기반 융합 서비스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KBS는 모바일 다채널 시범방송서비스를 통해 공사에 부여된 기본적인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UHD 방송의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화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올림픽 전용 특별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모바일 부가채널로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비인기 종목도 생동감 넘치는 고품질의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또 태풍과 폭우가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재난 방송 서비스를 통해 재난 안전의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UHD 모바일 다채널 방송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KBS 내 관계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