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몇가지 이슈

2010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몇가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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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움과 함께 2009년을 보내고 설레임 가득한 마음으로 경인년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보름 가까운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올해는 보기에도 좋고 읽기에도 좋은 ‘2010’이라는 숫자가 주는 ‘딱 떨어지는 느낌’ 때문인지 여느 해보다 왠지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이 웃고, 많이 배우고, 무엇보다 열심히 일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되게끔 노력해야 겠지요.

 2010년은 우리들 개개인 뿐만 아니라 방송기술의 역사에서도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굵직한 정책적 사안들이 줄지어 있는 상황에서 밖으로는 유무선 데이터 전송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안으로는 Tape 기반의 Baseband 제작 송출 인프라가 상당부분 File 기반의 IP Network / SAN 제작 송출 인프라로 전환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부분은 방송사 별로 개발 및 구축 진행단계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우리들이 큰 변화의 한가운데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사실 바쁜 현업을 하면서 이런 여러가지 흐름을 체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스스로를 적응시키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려면 우리들의 추가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여기에 2010년 우리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몇 가지 방송기술 관련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해서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방송기술인이 되길 바랍니다
 
 우선적으로 작년 한해 뜨거운 감자였던 ‘IPTV’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IPTV 서비스는 전국 규모의 IP망을 가진 거대 통신사업자가 다채널의 콘텐츠를 고속의 IP망에 실어서 각 가정의 IPTV SetTop Box까지 전송하는 것으로 방송과 통신의 장점만을 가진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총아’로서 주목 받아왔습니다. 고화질 디지털 콘텐츠의 다채널 전송과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장점을 내세운 IPTV 서비스는 통신사업자들에게는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신성장동력 사업의 일환으로 IPTV를 주목하고 있던 정부에게는 미디어 산업 육성을 통해 신규 일자리 확충의 계기를 제공해 주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IPTV 특별법 제정과 같은 정책 지원과 통신사업자들의 적극적인 고객 확보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해 목표했던 실시간 방송가입자 수 200만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가입자를 확보한 지금부터는 기존의 케이블가입자를 타겟으로 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케이블TV 사업자와도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단지 가입자 수와 같은 양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IPTV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차별화된 양방향 서비스 개발이나 IPTV 3사의 서로 다른 기술규격으로 인한 개방형 플랫폼 문제 등 질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요구됩니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IPTV 사업자가 올 한해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순탄해 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다음으로 케이블 사업자의 지상파 재전송과 관련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는 1960년대 중계유선방송이 처음 생간 이래 지금껏 수면아래 묻혀있다가 최근 IPTV등 다른 매체와의 형평성 문제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케이블 사업자에게 재전송의 대가를 요구하게 되면서 다시금 논의의 장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타 매체와의 형평성을 지키고 재전송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과 각 나라별로 방송환경의 차이가 존재하고 유선방송사업자들이 우리나라의 난시청 해소에 기여한 측면을 고려해 줘야 한다는 케이블 사업자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에는 이와 관련한 법정분쟁까지 있었는데, 작년 9월 KBS, MBC, SBS 지상파방송 3사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기각 판결이 그것입니다. 가처분 신청의 내용은 신규가입자에 대해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동시 재전송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각 판결이 내려졌지만 법원이 판결 과정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의 지상파 재전송 행위가 지상파 방송사들의 저작권법상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명시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더 심화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MMS, 3DTV와 같은 차세대 방송기술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MMS를 차세대 방송기술로 부르는 것은 좀 무리일 수 있지만, 추후 도입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차세대 방송기술의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작년 말 KBS 김인규 사장이 취임식에서 ‘K-view Plan’이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다시금 MMS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HD+부가서비스를 가능케하는 MMS는 사실 2006년도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가 IPTV나 위성TV, 케이블 사업자에 비해 열세였던 ‘다채널 제공’의 측면에서 훌륭한 돌파구가 되어줄 이 기술은 도입 당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나 케이블 사업자와 가전사업자들의 반대목소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극적인 대처로 2년간이나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MMS는 채널이 더 늘어난다는 측면보다는 방송사가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에 대한 운용의 묘를 살린 다양한 서비스 및 차세대 방송에 대한 실험 주파수 확보의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최근 개봉한 아바타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최신 CG기술을 활용한 3D영상을 선보였습니다. 3D 관람용 입체 안경을 쓰고 영화를 본 사람들의 입 소문을 타고 연일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몇 아이맥스 극장은 이달 말까지 예매가 완료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네요.. 미래에는 우리가 가정에서도 이러한 3D 영상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직 디지털 전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 같지만 실제 국가적인 3D 지원정책에 힘입어 대학 및 가전업체 연구소에서는 3DTV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3DTV에 관해 방송사와 일반 시청자들의 상황은 아직 거기에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요.. 2010년 실험방송 정책이 표명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3DTV 실험방송을 MMS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올해 월드컵과 같은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많은 만큼 개발중인 3DTV를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0년은 2013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울진, 강진, 단양’ 세 곳에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하게 됩니다. 지지부진하던 디지털 전환 정책이 뭔가 탄력을 받는 느낌입니다. 본격적인 방송의 디지털 시대가 열리는 지금 우리 모두 방송기술 관련 다양한 현안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시대를 앞서나가는 엔지니어가 되도록 합시다.

 <장진영 SBS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