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개혁이 시급하다

[사설] 4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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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종석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오랫동안 공석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 후보와 상임위원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드디어 정상화로 접어들었다. 통신비 인하 등 방통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언론 개혁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언론 개혁을 이끌어갈 동력을 얻었다는 것이 다행이라 여겨지며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언론 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으로부터 언론 공범이라 지탄받으며 존재 의미가 미미해지고 있는 공영방송 KBS, MBC의 정상화일 것이다. 심의 기준이 무의미할 정도로 도를 넘은 상업방송의 범람 속에 미디어 문화의 기준을 세우고, 무시되기 쉬운 사회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며 사회 문화의 균형성을 회복하는 공적 영역. 이를 담당하는 정상적 공영방송의 존재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MBC의 경우 공정 방송을 요구하다 해고되거나 관련 없는 업무로 쫓겨난 구성원이 수십 명에 이른다. 공정 방송 요구자들을 배제했기 때문인지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타사에 비해 과도하게 방송하는 등 정권 편향적인 모습을 보여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구성원에 대한 과도한 징계로 인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시작됐다.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과도한 징계 남용과 그에 따른 재판, 잇따른 패소는 회사 예산의 무분별한 낭비로 보인다. 이참에 법적 책임을 확실히 물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징계와 소송 남발 문화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이를 관리해야 할 방통위의 방기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방통위의 책무를 재점검해 다시는 국민으로부터 공영방송의 존재감이 무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KBS도 마찬가지다. MBC와 똑같이 편향된 보도로 수신료의 필요성을 의심하게 만들었으며, 징계 관련 재판의 잇따른 패배로 징계를 통한 과도한 통제가 있었다는 의심이 크다. 또한, 얼마 전 양대 노조의 설문 조사에서는 사장이 구성원에게 88%의 불신을 받을 정도로 신뢰를 잃은 상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공영방송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언급했듯이 선정성, 편파 보도 시비가 끊이지 않으며 방송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종편에 대한 정확한 재평가도 선행돼야 한다. 특히 지난 재승인 심사에서 기준 점수에 한참 못 미쳤음에도 재승인을 허가받은 TV조선 등의 경우를 조사해, 재승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확한 평가가 이뤄졌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간 광고나 미디어랩 등 불균등하게 주어진 특혜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하고 지상파와의 균형을 맞춰가며 왜곡된 방송 시장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방통위가 할 일은 산적해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가치 저하와 종편에 대한 특혜 등 환경은 이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여권이었던 자유한국당은 방송장악저지투쟁위를 만들고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상임위원은 이에 동요하지 말고 방송 개혁에 전념해 국민으로부터 방송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할 책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