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수’ 케이블 “15일부터 MBC 광고 중단하겠다” ...

‘초강수’ 케이블 “15일부터 MBC 광고 중단하겠다”
케이블 업계 비상대책위원회 발족…‘광고 송출 중단’ 담은 결의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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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16년 1월 1일부터 케이블 TV에서 지상파방송 3사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케이블 업계가 비상총회를 열고 1월 15일 저녁부터 일부 시간대 MBC의 광고 송출을 중단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모임인 SO협의회는 1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사의 VOD 공급 거절 행위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케이블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상파의 VOD 공급 가격 인상 요구안을 수용하는 출혈을 감내했음에도 지상파는 일부 SO에 VOD 공급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재송신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소 개별 SO들을 표적으로 한 부당한 거래 거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VOD 공급 중단이라는 부당 행위 중단 △지상파 재송신 분쟁 연계 협상에 대한 정부의 조사 촉구 △1월 15일부터 MBC 채널의 광고 송출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배석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VOD와 재송신 중단은 지상파나 케이블 모두 손해나는 일”이라며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지상파도 상호이익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상파방송 3사는 케이블TV VOD와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협상 시한을 연장하면서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에 실패해 1월 1일부터 케이블 가입자를 대상으로 신규 VOD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MBC를 비롯한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지상파 재송신 협상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개별 SO에 VOD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동안 정액 기반의 무료 VOD 공급 대가를 가입자당(CPS)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12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료 VOD 산정 방식을 기존 정액제가 아닌 CPS로 전환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지만 개별 SO에 대한 VOD 서비스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K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1년 간 인내심을 가지고 VOD 협상에 임해왔지만 케이블과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개별 MSO에 VOD를 직접 공급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KBS와 개별 MSO 중 하나인 씨앤앰은 협상 시한을 1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등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방송사는 개별 MSO에 VOD를 직접 공급하는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 및 전략적 제휴 방안까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케이블 업계가 광고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들은 “케이블 업계는 재송신 분쟁과 상관없이 지난 7년 간 지상파에 비용을 지불하고 VOD를 공급받아 왔다”며 “지상파 방송사가 재송신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VOD까지 무기로 내세우며 공급 거절이라는 ‘갑질’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의 경우 케이블 업계가 지난해까지 기록한 VOD 사용료 지급액과 수입금을 비교하면 약 100억 원의 누적적자 상태”라며 “지상파 방송사들의 치졸한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최종삼 SO협의회장은 “SO들은 지상파 VOD 공급을 위해 양보할 것은 모두 양보했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계속해서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한다면 우리도 최소한의 자구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 측은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실시간 방송 광고 중단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케이블이 실제 광고 중단에 나설 경우 재송신과 VOD 중단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어 케이블의 실시간 광고 중단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