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UHD

700MHz 주파수, U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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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KOBA(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전) 2014의 화두는 UHD였다. 특히 지상파 UHD는 무료 보편적 뉴미디어 플랫폼의 구축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5일 KBS를 시작으로 MBC와 SBS도 속속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실험방송에 돌입한 현재, UHD 시대는 의외로 빨리 도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의 유료방송 중심의 정책추진과 더불어 지상파 UHD 표준정합모델 미비, UHD 전송방식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지상파 UHD는 사실상 표류하고 있다. 국제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UHD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지상파에 있어서는 상당한 손실인 셈이다. 게다가 700MHz 대역 주파수를 UHD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방송과, 모바일 트래픽 해소를 위해 활용하려는 통신의 충돌은 국가 재난망 구축과 더불어 상당한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과 통신의 충돌과 더불어 통합 공공안전망, 즉 LTE 방식의 국가 재난망을 더한 새로운 주파수 배분 모델이 등장하느냐, 아니면 국가 재난망을 살리는 방향에서 방송과 통신이 각각의 주파수 할당을 원하는 ‘동상이몽적 모델’이 등장하느냐는 전적으로 협의와 진영논리에 좌우될 확률이 높다.

다만 주파수 배분에 있어 국가 재난망이라는 변수를 걷어내면 의외로 간단한 정답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대통령 담화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해당 가능성은 미비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파수 배분을 위한 방송과 통신의 주장이 가지는 헛점을 살피면, 추후 발생하는 소모적인 논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우선 방송, 지상파의 경우 해당 주파수를 활용한 UHD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으나 직접수신율 미비에 따른 강력한 파급효과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어 문제가 된다. 전국적인 미디어 플랫폼 인프라가 제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부분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의 가능성을 빼앗는 셈이다.

하지만 통신의 허점은 더 심각하다. 우선 통신은 주파수 부족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 해소를 이유로 해당 주파수를 원하고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 부분에서 설명할 수 있다. 또 해당 주파수의 글로벌 통신 활용의 경우 알려진 바와 다르게 많은 국가는 해당 주파수를 통신에 할당하지 않고 있다. 있다 하더라도 방송에게 여분의 주파수를 반드시 챙겨주는 형식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700MHz 대역 주파수 중 758~775MHz 대역을 PPDR, 즉 공공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가 재난망 논란이 있기 전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따라 통신이 내세웠던 글로벌 모델과는 출발부터 다른 셈이다. 또 일본도 755~765MHz 대역에 ITS, 일종의 가드밴드를 배치시켰으며 GE 06 플랜에 입각해 470~790MHz 대역을 지상파 방송용으로 할당한 유럽의 경우 통신이 주장하는 해당 주파수 글로벌 활용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물론 각국이 사이사이 통신활용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땅이 좁고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국내의 사정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주파수 전송방식 효율에 있어서도 완전히 배치되는 부분은 상존한다. 결국 해당 주파수 글로벌 활용설은 실체가 없는 허상인 셈이다.

현재 케이블 및 IPTV는 UHD 상용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는 정부정책의 졸속에 따른 동력 상실로 상당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주파수 수급 상황에서 구 방송통신위원회의 40MHz 폭 통신 할당이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기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