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들인 ‘K콘텐츠뱅크’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

16억 들인 ‘K콘텐츠뱅크’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한국형 유튜브(youtube) 방송 프로그램 판매실적, 현재까지 단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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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뱅크[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해외를 타깃으로 한 지상파, 케이블, 인터넷TV(IPTV), 포털, 1인 미디어 등의 콘텐츠를 아우르는 정부 주도 공영 플랫폼인 ‘K콘텐츠뱅크’의 판매 실적이 현재까지 단 4건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종오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콘텐츠뱅크 사업이 본격 시작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K콘텐츠뱅크에 등록된 콘텐츠 중 단 5개(3,000만 원어치)의 콘텐츠만이 4건의 계약을 통해 태국과 몽골로 판매됐다. 이는 작년도 우리나라 방송 수출액 4억 2천만 달러의 0.006%에 불과한 규모다.

K콘텐츠뱅크는 미래부 주도로 만들어진 플랫폼으로 국내 방송 콘텐츠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및 제작사, 1인 창작자 등의 콘텐츠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K콘텐츠뱅크는 론칭 당시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성공적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도는 좋으나 국내 유통 시장 환경을 감안해 볼 때 온오프라인을 포괄한 모델이라는 것에 회의적”이라며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고, 업계 관계자 역시 “해외 시장 진출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미 기존 유통망이 있어 진입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또한 기술적인 플랫폼만 논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콘텐츠를 어떻게 넣고,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논의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현재 K콘텐츠뱅크의 가장 큰 문제는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사 중 KBS와 MBC는 콘텐츠를 단 한 건도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tvN는 계정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본격 사업 추진 전 미래부가 한국방송전파진흥원에 맡긴 연구용역은 K콘텐츠뱅크의 성공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상업적 가치가 높은 콘텐츠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미래부가 볼만한 콘텐츠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K콘텐츠뱅크의 활성화를 위해선 다양한 사업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콘텐츠뱅크 사업에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약 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