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CT, 제조업 성장 불구 서비스업은 성장 못해

한국 ICT, 제조업 성장 불구 서비스업은 성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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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KISDI STAT Report-ICT 산업 생산지수를 통해 본 한국 ICT 산업 추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정혁 KISDI 정보사회분석실 ICT통계분석센터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월별 ICT 산업 생산지수를 이용해 2000년대 한국 ICT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동향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보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ICT 제조업의 특성상 ICT 제조업이 ICT 서비스업보다 외부 변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CT 제조업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및 환율이 중요한 외부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한국의 ICT 산업이 제조업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서비스업으로 성장이 확산되지는 못한 상태에서 ICT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고, 전 세계적인 불안정성 및 저성장에 노출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ICT 제조업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둘째, 이러한 성장률 하향은 경제위기 이후에 뚜렷한데, 미국 및 중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ICT 제조업의 대외의존도를 고려할 때, 향후 글로벌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에 노출될 위험은 더 높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셋째, 국내 ICT 제조업 생산의 정체는 ICT 제조업의 생산 기반의 해외 이전과 신규 성장 동력의 부재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넷째, ICT 서비스업은 아직 2000년대 초반 이후 ICT 제조업을 대신해 ICT 산업을 이끌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 ICT 제조업이 고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ICT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서비스업 측면에서 발굴돼야 할 필요가 있다.

업종별 생산지수의 추세를 살펴본 결과, 2008∼2009년 경제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ICT 제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정보통신기술서비스업과 같은 ICT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느린 성장세를 보였으며, 매우 강한 계절 주기성이 발견됐다. 특히 ICT 제조업 생산의 성장세가 최근 수년 동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전반과 ICT 제조업을 비교한 결과, ICT 제조업은 제조업 전반보다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가 최근에 들어 성장 추세가 제조업 성장률에 하향 수렴하는 양상을 보였다.이는 짧은 기간에 ICT 산업, 특히 하드웨어 중심의 ICT 제조업이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지난 경제위기 기간에 ICT 제조업이 급락과 급반등을 겪은 이후 이 양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서비스업 전반에 대해 ICT 서비스업을 비교한 결과, ICT 서비스업은 2000년대 초반에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였을 뿐 그 이후로 차별화된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비록 소비자 경기에 예민할 수 있는 서비스업 자체의 특성일 수도 있으나 ICT 제조업이 경제위기시기를 제외하고는 플러스 성장을 꾸준히 이룬 것과 달리 ICT 서비스업은 수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겪어왔다.

보고서는 ICT 제조업이 미국과 중국과 같은 해외 주요 시장 동향에 강하게 동조하는 현실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환율 역시 ICT 제조업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임을 말해준다. 반면 ICT 서비스업에 대한 해외 요인의 영향은 명확하지 않으며, 국내 거시경제지표와의 연동성도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