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문기 UHD KOREA 사무총장 ...

[파워인터뷰] 은문기 UHD KOREA 사무총장
“지상파 UHD 방송, 안테나 내장으로 수신 절벽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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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안테나만 연결하면 TV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회(DTV KOREA)가 그동안 지상파 직접 수신을 홍보해온 문구다. DTV KOREA의 홍보 덕분일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안테나만 달면 TV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매달 2,500원씩 내는 수신료 외에 적게는 5,000원 많게는 20,000원~30,000원의 돈을 내며 TV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편성채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유료방송 업계와 몇몇 학계 전문가들은 “직접수신율이 자체가 10% 이하인 상황에서 굳이 직접 수신 환경 구축에 투자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수신 환경은 일종의 공공재(公共財)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가 지상파방송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직접 수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직접 수신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EBS가 다채널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직접 수신을 하고 싶다는 글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오고 있지만 도심 속 음영 지역, 공시청 시설 훼손 등으로 직접 수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그동안 직접 수신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해온 은문기 UHD KOREA 사무총장을 만나 DTV KOREA가 UHD KOREA로 바뀌면서 역할적 측면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또 지상파 직접 수신을 확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어보았다.

은문기 UHD KOREA 사무총장Q. 5월 1일부터 DTV KOREA에서 UHD KOREA로 명칭이 변경됐다. 그동안 직접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해 힘써오셨는데 앞으로 어떠한 역할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A. 내년 2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상파 UHD 방송은 현재 케이블에서 선보이고 있는 UHD 방송과는 전혀 다른 기술로 기존 디지털 방송(DTV)과도 수신 체계 자체가 다르다. 전혀 다른 수신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10여 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보니 수신 환경을 구축해가는 구심력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수신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해왔던 DTV KOREA가 지상파 UHD 활성화에 맞춰 역할을 조금 더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이번에 사업목적을 UHD로 확대하고 법인명칭을 UHD KOREA로 변경하게 됐다.

기존 고화질(HD) 방송의 4배 화질을 자랑하는 4K UHD(3,840×2,160) 방송은 화질뿐 아니라 부가 서비스, 이동 수신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뛰어나다. 또한 지상파 UHD 방송에 적용된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 방식은 실내 수신이 DTV 보다 월등히 좋기 때문에 기존의 지상파 플랫폼과 전혀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이에 UHD KOREA는 DTV KOREA 당시부터 목표로 해온 직접 수신 환경의 개선에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더해 시청자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직접 수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Q. 지상파 UHD 본방송에 맞춰 수신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지상파 UHD 본방송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A. 시간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UHD TV 보급도 문제지만 보급이 어느 정도 된다고 해도 현재 아파트나 공동주택에 있는 DTV 수신 설비로는 UHD 방송 수신이 안 된다. 지상파 U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새로운 헤드엔드를 장착해야 하고, 소규모 연립주택의 경우에도 수신 설비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 헤드엔드를 변경하려면 최소 몇 백부터 많게는 천만 원 단위까지 비용이 든다.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고,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교체 비용을 몇 명이서 나눠야하기 때문에 교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UHD TV에 안테나를 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DTV의 경우 기술적으로 안테나를 내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UHD TV는 아니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 부분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휴대폰의 경우 안테나 내장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왜 TV는 안테나가 따로 분리돼 있어야만 하느냐. 우리나라의 안테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휴대전화만 해도 7~8개의 안테나가 들어있다. 아직 기술적으로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실험한 결과 UHD TV에 안테나 내장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공동주택 자율적으로 헤드엔드 등 공시청 설비를 바꾸는 것보다 제조사에서 안테나를 내장한 TV를 판매하는 것이 직접 수신 환경 구축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내장형 안테나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제기된 바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UHD TV에 내장형 안테나 설치를 의무화해 지상파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장형 안테나 장착으로 원가 상승의 압박을 받는 가전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말기 가격의 상승이며 이는 곧바로 소비자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내장형 안테나 문제가 바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 외 방법은 또 무엇이 있는가.

A. TV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안테나 내장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은 대략 0.2%정도로 추정되어 미미하다고 본다. 오히려 직접수신율이 30% 이상으로 높으면서 옥외 안테나를 이용하는 유럽시장에서 DVB-T2 TV에 안테나를 내장한다면 가전사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내장형 안테나 장착 문제는 지상파 4사와 정부, 업계가 계속 정착차원에서 조율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외장 안테나 보급과 공시청 설비 구축 등을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국내 안테나 기술의 우수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필름형 안테나까지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TV 뒷면에 필름처럼 생긴 안테나를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필름형 안테나의 경우 미관을 해치지 않고 딱히 설치의 어려움도 없기 때문에 보급만 잘 되면 직접 수신을 하려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이 시점에서 정부와 제조사 등 이해당사자들이 논의해 안테나 보급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전환부터 지금까지 보급된 외장 안테나는 약 40만 개로 전체 가구 수의 2%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TV나 다른 여타 가전제품에 안테나를 끼워서 준다면 말이 달라진다. 최근 캠핑 시 TV 신호를 수신해 영상을 쏴주는 디바이스가 나왔다. 그런데 그 경우에는 안테나를 무료로 끼워준다. 이처럼 소비자가 따로 돈을 주고 구매하지 않고 안테나를 다른 제품에 끼워 준다면 직접 수신 가구는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Q. 직접 수신 환경이 개선되더라도 유료방송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가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직접 수신 가구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본방사수 보다는 주문형 비디오(VOD) 몰아보기 등 시청 형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직접 수신 환경을 개선해 직접수신율을 높이자는 것이 유료방송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역할은 다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각기 제 역할을 하면서 공존하는 것이 건강한 방송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국내 방송 환경은 직접 수신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수신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언제든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되면 화질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지상파 UHD 방송은 IP 기반으로 VOD를 비롯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이동 방송도 가능해 여러 가지 방향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만큼 지상파 플랫폼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변화한 시청자들의 시청 행태를 따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Q. 지상파 UHD 본방송과 직접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부분이 있는가.

A.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재정적인 지원이지 않을까 싶다. 지상파 플랫폼을 복원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곳 중 하나가 제조사인데 현재 제조사의 지원 이런 부분은 그 어디에서도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으로 방송 나아가 문화 산업 전반이 활성화될 수 있는데 모든 투자를 지상파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주파수 분배를 이야기하면서 재정적 지원은 무리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디지털 전환 때도 그렇고 모든 투자를 지상파에만 일임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 회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제는 지상파 UHD 본방송에 대한 제조업체와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 부분을 공론화해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보탠다면.

A. 재난 방송 이야기로 끝을 맺고 싶다. 지상파 UHD 방송을 국가 재난 방송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웨이크업(Wake up) 기능을 연동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지상파 UHD 방송은 All IP로 연동 가능하기 때문에 중앙에서 꺼져 있는 TV를 강제로 켜도록 하는 웨이크업 기능을 적용한다면 재난 방송으로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휴대전화는 재난재해 시 트래픽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같은 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재난 상황을 검색하거나 뉴스를 볼 경우 트래픽 때문에 불통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트래픽으로 휴대전화가 불통됐었다. 이 때문에 지상파방송이 재난 방송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직접 수신이 가능할 때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내장 안테나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내장형 안테나를 기본으로 한 직접 수신 환경 구축. 지상파 UHD 본방송 시작 전 모든 이해당사자가 심도 깊게 고민해 봐야 할 가장 큰 이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