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의 삼무(三無)현상

지역방송의 삼무(三無)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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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TV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디지털전환을 2013년이전 해야한다는 것은 기술인협회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방송기술역사상 큰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 앞에서 지역방송 기술인은 절망하고 있다. 바로 디지털전환을 하기위해 필요한 자본, 인력,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이 없는 삼무(三無)현상 때문이다. 우선 자본에 관하여 이야기하면 디지털전환에 들어갈 막대한 자금은 더 이상 재론할 필요도 없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역mbc는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적자인 회사가 늘어나고 있어 디지털전환에 들어가는 자금에 대한 출처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적자인 회사가 늘어나는데도 방송발전기금이란 무시 무시한 법률앞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방송발전기금을 내야한다. 방송을 발전시킬 돈이 없는데 방송을 발전시키기위한 명분으로 징수되는 무시 무시한 세금을 내야하는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수 있나? 이상한 법률이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이 필요하지만 현 정부는 4대강에 쏟아 부을 예산만 늘리려 아우성이구 지역민들의 디지털방송 시청권에 대한 지원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디지털전환은 분명히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이고 방송사는 의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지금의 디지털전환 정책은 의무만 있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은 거의 없다. 또 지원정책은 둘째로 치더라도 기존의 세금정책도 개선되어야 한다. 방송발전기금 징수 정책중에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방송발전기금의 징수 규칙은 반드시 제고되어야한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으로 그 기준을 삼아야하고 자본력이 취약한 지역방송사는 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인력에 관하여 언급하면 2008년부터 밀어닥친 전 세계 금융위기 한파로 많은 선배님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또 동일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되어 있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방송사에서 긴급한 경영사항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기술인이 경영성과를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젠 하나의 흐름과도 같은 분위기다. 우리 사회에 녹아있는 이공계 천시현상과 그 괘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매년 흑자를 내기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회사의 인사 정책에 수십년의 회사를 운영하고 모아둔 잉여자금은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그렇게 열심히 모았는지 의아하다. 지역방송을 수익성만 추구하고 지역성과 공공, 공익성에 등돌린 지역방송은 존재의 가치가 무의미하고 이익만 추구하는 민간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아있는 후배들의 어깨가 무겁기는 더할 나위 없다. 지역mbc의 전체 기술인력은 2007년이후 대략 15%정도 인력이 감축되었다. 감축된 인력으로 인해 남아있는 직원의 업무는 과중하고 아주 다양하다. 또 중요한것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사기(士氣)인데 어두워진 얼굴에서 내일을 찾기 힘들다. 여기서 한 기술직원의 역할을 예로 들어본다. 기술인 한직원의 역할은 멀티맨을 넘어선 멀멀티 역할이다. 기술행정, 중계차 비디오맨, 주말 뉴스 오디오맨, 휴가 출장시 오디오맨 대근, 중계소 유지보수 보조, 주말 MD역할까지…하도 역할이 많아서 무슨 업무가 주업무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전환을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당장 하루 하루를 그날 업무를 채워야하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으로 살고 있는데 2년후 3년후에 있을 디지털전환을 얘기한다는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어떻게 하든 회사는 돌아간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하면서 차분히 준비하는 내일과 허겁지겁 시간에 임박하여 결정하는 일과의 차이에는 품질과 시행착오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글을 읽는 기술인협회원들이 볼멘소리만 한다고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분명한 현실이고 현상이다. 이런 현실앞에서 하나의 희망(希望)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얼마전에 기술인협회 한 선배님의 글이 생각나고 제발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재론하고 싶다. 그 선배님의 논리는 "세상은 돌고 돈다."이다. 일종의 불교의 윤회(輪廻) 사상같은 이야기인데 서른명이 넘는 기술직이 이제는 10여명으로 줄었지만 세상이 돌고 돌듯이 다시 말해서 윤회하는것처럼 기술직의 인원이 이제는 바닥을 치고 상승곡선을 시작하기를 바란다는 글을 읽고 제발 그러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찾고 싶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세상이 윤회하는 흐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기술인들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현업에서만 열심히 하면 기술인 부족현상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할것이 아니다. 회사의 정책, 소위 말하는 회사의 일과 관련된 쟁점과 사내의 정치적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 물론 기술의 흐름앞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며 인력이 부족한 현상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고 과감히 목소리를 내야한다. 호소하여도 안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그래도 해야한다. 본업이 방송인 회사에서 방송은 차선이고 오로지 수익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여 방송의 품질을 최종적으로 관리하고 내보내는 인력이 없는 이러한 기현상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기술인협회차원에서도 많은 힘을 보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술인들이 상호 협력하고 정보교류를 할수 있는 네트워크인 가교역할을 하여 기술인이 우대받는 세상의 작은 다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