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표준’ 세 번째 시도 … 성공할까?

‘지상파 UHD 표준’ 세 번째 시도 …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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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1217일 개최되는 총회에 지상파 UHD 송수신정합표준안(이하 지상파 UHD 표준)’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지상파 UHD 표준이 세 번째 시도에서 채택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TA는 지난 72일 총회에서 지상파 UHD 표준을 부결시켰고, 1013일 총회에서는 사실상 부결인 잠정표준을 채택했다. 하지만 TTAICT 표준 인증은 기술적인 결함이 없을 시 통과되는 게 관례로, 지상파 UHD 표준처럼 기술적 문제가 없음에도 부결 또는 잠정표준으로 채택되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700MHz 주파수 확보를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꼼수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인총연합회 역시 1215일 성명서를 통해 이 부분을 꼬집었다. 방송인총연합회는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통신 재벌들이 절반에 가까운 자신들과 계열사의 표를 동원해 지상파 UHD 표준을 반대했다“IPTV위성방송 등으로 UHD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통신 재벌들이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UHD 방송을 철저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브라질월드컵 실험 중계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생중계를 통해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기에 기술적으로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며 이번 총회에서 지상파 UHD 표준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현재 TTA 총회 의결권이 회비 납부 순으로 배분되고 있어 자금력을 지닌 이동통신사들이 TTA 표준 결정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TTA 총회에서 거론된 안건을 살펴보면, 통신사들에게 유리한 안건은 빠르게 결정됐고 불리한 안건은 거부권 행사로 더디게 진행됐다.

   

한국방송협회

한국방송협회는 78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상파 UHD 기술 표준을 부결시킨 통신재벌, 시청자 주권의 후퇴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결의문를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지상파 UHD 방송 국가 표준을 조속히 결정할 것 지상파 UHD 방송 도입 관련 정책을 조속히 결정할 것 통신 재벌들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TTA를 개혁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ICT 표준을 정하는 TTA의 구성원 절대 다수가 이동통신사로 구성된 것을 두고 TTA 구성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지상파 UHD 표준 결정이 단적인 예로 무료 보편의 서비스 영역을 논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IPTV와 위성방송이라는 방송의 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 이해당사자가 경쟁사의 표준을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78일 결의문을 통해 방송 기술 표준 채택을 더 이상 이동통신사업자 중심의 TTA에 맡겨 둘 수 없으므로 TTA를 개혁해 통신과 방송의 표준화 논의 구조를 분리할 것을 요구한다이 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TTA 탈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인총연합회도 이 부분에 공감을 표하며 만약 이번에도 지상파 UHD 표준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우리 방송인들은 더 이상 미래부와 TTA에 지상파방송의 미래를 맡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지상파 UHD 표준의 공은 다시 TTA로 넘어갔다. TTA가 지상파 UHD 표준 채택으로 시청자 복지 향상의 견인차가 될지 아니면 이동통신사들의 거수기 역할만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