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및 제조사가 생각하는 5G 방송은? ...

[지상중계] 방송사 및 제조사가 생각하는 5G 방송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NEXTGEN TV Meets 5G’ 주제로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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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성익 ETRI 책임, 전성호 KBS 팀장, 이헌주 MBC 차장, 장진영 SBS 차장, 박성일 퀄컴코리아 상무, 김종명 로데슈바르즈코리아 부장, 김진필 LG전자 연구위원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났다. 2017년 5월 31일.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곧 ATSC3.0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상파 UHD 방송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했고, 이후 UHD 기술 기반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이하 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 한국전파진흥협회, 미래방송미디어표준포럼, 5G 포럼은 5월 14일 ‘NEXTGEN TV Meets 5G’를 주제로 ‘5G Broadcast World Forum 2021’을 개최해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았다. 기술인연합회는 “지상파 방송기술인 ATSC 3.0과 통신 기술인 5G가 만나 5G Broadcast 플랫폼으로 융합되는 표준 기술 동향과 연관 서비스 현황을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몰고 올 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방송기술저널은 ‘5G Broadcast World Forum 2021’의 패널 토의로 진행된 ‘방송사 및 제조사가 생각하는 5G 방송은?’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박성익 ETRI 책임 : 각각 방송사와 제조사 입장에서 5G-MBMS(Multimedia Broadcast Multicast Service)의 장단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말해 달라.

전성호 KBS 팀장(이하 전 팀장) : KBS의 경우 방송사이다 보니 콘텐츠 도달에 대해 많이 신경쓰고 있다. ATSC 3.0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하다는 것이다. 이미 지상파 UHD 방송을 4년째 하고 있고, 모바일로의 확장도 문제가 없다. 가장 큰 단점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에서 언제 수신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3GPP MBMS의 가장 큰 단점은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운용했을 경우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지 모른다.

이헌주 MBC 차장(이하 이 차장) : KBS와 같은 의견이다. 5G Broadcast의 가장 큰 장점은 모바일로 바로 침투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장진영 SBS 차장(이하 장 차장) : 방송사 여건이 비슷하다보니 다 같은 의견인 것 같다. 5G Broadcast의 또 다른 장점은 잠재적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도래할 자율주행시대나 IoT 시대에서는 자동차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도 통신칩셋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방송 신호를 TV외 자동차나 가전 등 다양한 기기에 보낼 수 있다. 다만 워낙 초기 단계이기에 이 자리에는 계시지 않지만 이동통신사, 가전사 등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박성일 퀄컴코리아 상무(이하 박 상무) : 5G 시대에 접어드니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5G 시대에 접어드니 자동차, 시티, 통신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융합 서비스가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 방송과 통신 논의가 가장 되는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5G Broadcast가 소비자뿐 아니라 회사에도 이득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 Broadcast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Broadcast가 아닌 다른 서비스를 생각해야 한다. 전국을 커버하면서 모든 디바이스에 보낼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 전국 휴대폰 가입자 수, 전국 차량 수 등 약 1억 대의 디바이스에 동시에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김진필 LG전자 연구위원(이하 김 연구위원) : ‘패러다임 변화’ 굉장히 중요한 말이다. 5G Broadcast는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는 서비스가 될 것인데 그만큼 상용화까지 벽이 높다. 5G Broadcast가 된다면 IoT까지 어울릴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 될 텐데 여기에는 굉장한 투자가 필요하다. 비용 측면에서 그렇다. 모뎀의 가격이 비싸다. 방송 수신칩이 5~10불이라면 5G는 100불이다. 가전사 입장에서는 기술적으로 그런 시대가 왔을 때 ‘같이 따라가야지’ ‘기술이 없어서 못 하는 일은 없어야지’ 하는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5G 인프라가 깔리면 5G Broadcast는 따라올 것 같은데 뒤처지지 않고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김종명 로데슈바르즈코리아 부장(이하 김 부장) : 방송사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건 소비자들의 니즈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장점은 여전하다. 여러 디바이스에 동일한 데이터 송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면서 기존 방송의 특징을 유지하는 건 5G Broadcast밖에 없다. 유럽에서도 기존 방송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결국은 5G Broadcast로 가게 되면 방송사에서도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익 모델을 발견한다면 5G Broadcast는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박성익 ETRI 책임(이하 박 책임)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리와 같은데 5G-MBMS 실험방송 및 상용방송 계획에 대해 의견을 달라. 방송사에서 먼저 신호를 쏠 것인지, 아니면 제조사에서 먼저 단말을 출시할 것인지 항상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전 팀장 :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ATSC 3.0의 경우 정책이 먼저 정해지고, 방송사와 제조사가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이었다. 미국을 보면 모델 마켓으로 진행되는데 참 부러운 부분이었다. 특정 지역에서 여러 제조사와 방송사들이 장비를 구축해 본보기가 될 만한 서비스를 검증하는 등의 과정이 보기 좋았다. 싱클레어의 달라스 지역 모델 마켓 등이 유명한데 5G Broadcast도 모델 마켓의 형식을 따르는 게 어떻겠나 싶다. 서울 지역은 아니더라도 좋은 지역을 선정해 모델 마켓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 제안해본다.

박 책임 : 현실적으로 아주 괜찮은 제안 같다.

이 차장 : 개인적으로 지상파가 나아갈 길이 모바일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당장 5G Broadcast를 쏘고 싶은데 경영상 제약이 있고 현재 지상파 규제로는 불가능하다. 편성과 광고 규제가 있어 지상파 입장에선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게 더 용이한 정도다. 지상파가 서비스를 할 때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규제 완화와 더불어 모델 마켓도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해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국책과제나 정부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 차장 : 사실 5G Broadcast 관련해서 연구개발 및 논의가 시작인 단계라 여기서 말할 구체적인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내에서도 5G Broadcast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오히려 이런 자리가 유의미하다고 본다. 일단 SBS는 KBS와 ETRI의 국책과제 동향을 적극 팔로업하고 향후 5G Broadcast 논의가 진행되면 열심히 참여하려 하고 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된 모델 마켓 등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박 상무 : 제가 겪었던 일을 하나 말씀드리고자 한다. 소방서나 경찰관이 재난 상황에서 통신하는 재난통신망이 있고, 그때 사용하는 특수 단말이 있다.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처음 나온 질문이 사이즈가 얼마냐는 거다. 우리나라 재난통신망 단말기는 10만 대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5000만 대다. 10만에 투자할 수 있겠느냐. 단말이 먼저냐, 송출이 먼저냐. 이 질문을 통신에 적용하면 기지국을 먼저 세울 것이냐, 단말을 먼저 출시할 것이냐다. 그럼 똑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방송을 언제 시작하니? 단말을 몇 개나 살꺼니? 결과론적으로 니즈가 있어야 한다. 니즈가 있다면 반영할 준비는 언제든지 돼 있다.

김 연구위원 : 5G Broadcast 관련해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방송사에 LG전자나 삼성전자보다 현대나 테슬라, 포드 등 자동차 업계와 미팅을 하는 것이 낫다는 거다.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은 당연한 흐름이고, 그럼 자동차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다. 다만 이걸 5G Broadcast로 할 것인지는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만 섭외해도 디바이스 측면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2~3년 앞서 준비한다.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 양쪽에 동일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면 커버 가능하다. 요즘 집안에서도 오디오를 크게 못 듣는데, 자동차 안에서는 가능하다. 자동차로 타킷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싶다. 모델스테이션을 만들고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은 좋은 것 같다. RAPA 프로젝트인 제주실증단지를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KBS뿐 아니라 MBC, SBS, EBS 등도 함께 해서 만들면 경쟁력 있지 않을까 싶다.

김 부장 :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정부 계획이나 방송사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투자에 제약이 있다. 신뢰할 만한 기관에서 리드하고 펀딩 문제를 논의하고 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