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개국 이모저모

종편개국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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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채널A, jTBC, MBN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12월 1일 정식 개국했다. 미디어 악법 날치기 이후로 근 2년만에 미디어 생태계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 것이다.

1일 0시부터 방송을 시작한 이들 종편은 광화문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생중계되는 5시 개국 축하쇼를 기점으로 정식 방송을 송출했으며 이 자리에는 이례적으로 대통령과 정․재계 인사는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인들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들 종편은 첫 방송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우선 TV조선의 경우 10분간 화면이 분할되는 방송사고를 일으키는가 하면 뉴스 첫 보도에 유명 연예인인 강호동씨의 야쿠자 연루‘설’을 여과없이 내보내는등 선정성 논란에도 휘말리고 있다.

게다가 개국 축하쇼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인사말이 끊기고 정적이 흐르는 등 원활하지 못한 진행을 보여줘 일부 시청자들의 실망을 불러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 집결해 이번 종편 개국을 ‘미디어 생태계의 파국’으로 규정하고 종편 사업권을 철회하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배포하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전국 45개 언론사 300여 명이 모인 이번 총파업 현장에는 종편 개국에 항의하는 표시로 1면 광고를 비우고 집회에 참석한 신문사 노조원들은 물론 각 지역 방송국, 중앙 방송국 노조원들이 모여 종편 특혜를 비판하고 방송이 가능하게 도와준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눈물까지 글썽인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건강한 언론구도가 망가졌다”며 “정부의 비호아래 출범한 종편의 탄생을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새로운 저항의 깃발을 들어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자”고 전했다.

또 언론노조는 713명의 사직서를 한나라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렇게 약 50여 분간 집회를 이어간 언론노조는 이후 오후 5시에 약 1500명이 모인 가운데 개국 축하쇼가 열리는 세종문화예술회관 계단으로 자리를 옮겨 강력하게 종편 개국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 언론들은 선동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이제는 방송까지 진출해 다른 언론들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지적했으며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종편이 방송을 무기로 협박해서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따내면 전통적인 종이매체의 광고는 감소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줘 기업경영비용이 늘어나면 제품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인 시민이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새진보통합연대 심상정 공동대표는 "오늘 한겨레·경향·한국일보 백지광고면을 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한편 독재 시절 총칼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뤄졌던 언론구조조정이 생각났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집회는 오후 6시 한-미 FTA 시위대와 합류하며 종료되었으며 이후에도 언론노조는 종편 사업자 선정에 대한 사항을 밝히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반드시 언론 생태계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종편 개국. 미디어 생태계 붕괴의 신호탄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