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LTE 때문에 TV 안나올수도?

영국, LTE 때문에 TV 안나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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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사들이 앞다투어 LTE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2012 런던올림픽의 열기로 가득한 영국에서 난데없이 통신기술 LTE로 인한 DTV 신호교란 문제가 미디어 관계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해외시장정보를 공개하며 ‘영국, 4G LTE 신호가 디지털 TV 신호교란 문제 야기’라는 제목아래 영국이 올 연말 4세대 통신기술 LTE의 전국 상용화를 앞두고 해당 신호가 기존의 디지털 TV 신호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LTE 전국망을 통해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국내 통신 및 방송 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개된 KOTRA의 자료를 보면, 영국내에서 LTE 전국 상용화가 시작되면 기존 DTV 신호와 전파간섭이 심각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내부평가가 눈에 들어온다. 영국 통신규제당국 오프컴(Ofcom)의 사업검토 문건에 따르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인 ‘프리뷰’를 시청하는 약 230만 가구가 시청 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전파간섭 방지용 필터를 대당 약 40파운드에 공급하는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영국 정부의 방침에 LTE 도입에 열성적인 주요 이동통신사들인 O2, Everything EveryWhere, Vodafone 등 3개 사는 6월 29일 무역관과의 협상에서 필터 설치비용 부담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제한적으로 일부 취약계층 시설에 설치하는 것은 정부와 협상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비용을 전부 부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영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30만 가구 중 약 1만 가구의 경우 이같은 유상 필터를 설치한다고 해도 신호간섭이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아예 방송을 중단하고 위성 TV나 케이블 방송으로 전환해야 시청권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LTE 상용화에 이은 영국 시청자의 시청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영국의 사정은 국내에도 시사하는바가 크다. 우선 지금의 LTE 성능이 국내 통신사들이 홍보하는것 만큼 진정한 의미의 LTE 서비스가 맞느냐는 근본적인 물음과, 국내도 영국과 같은 국가기간의 성격을 가지는 ‘방송’의 ‘불능’사태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바로 그것이다. 또 영국의 통신사들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 LTE 망을 구축하면서 이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는 230만 가구 지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것도 복기할만 하다.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통신사의 탐욕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것이다.

재난방송 및 기타 국가의 중요한 사태 발생시 기본적인 정보제공은 물론, 일상적인 정보전달과 필수적인 국민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영국의 시청권의 박탈사건은 위성 DMB 종료와 군 대역 확보를 통한 추가 주파수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국내 통신사의 행태가 위험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 2012년 12월 31일 전국 디지털 전환 이후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주파수까지 통신사에게 몰아주려는 방통위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