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900MHz 무선전화기가 팔린다

아직도 900MHz 무선전화기가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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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을 기점으로 법적인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900MHz 무선전화기가 지금도 팔리고 있다. 당장 국내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 검색창에 ‘900 무선전화기’와 MCT-801′ 등을 검색하면 상품판매 정보가 나타나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700MHz 무선마이크 종료를 통해 막무가내식 주파수 정책의 끝을 보여준 미래창조과학부가 무선전화기 구입을 원하는 국민까지 가전사의 ‘재고떨기’에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재 900MHz 대역 무선전화기가 활용하는 주파수 이용 시기는 공식적으로 올해 12월 31일 종료된다. 물론 아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무선전화기가 사용하는 주파수인 900MHz 대역이 KT의 LTE 보조망 900MHz 대역과 겹치기는 하지만 무선전화 수화기에서 914~915MHz, 고정장치에서 959~960MHz가 쓰이는 것을 감안할 때, KT의 900MHz(상향 905~915MHz, 하향 950~960MHz)대역과 중첩되는 부분은 끝부분이라 일부 장애가 발생하는 수준이다. 즉 광범위한 혼신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해당 무선전화기를 계속 사용할 경우 근처에 KT 전화기가 있으면 혼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높다. KT의 1차 주파수 경매 실패 및 주파수 클리어링 논란 등으로 파란만장한 굴곡을 보여주는 900MHz 대역 주파수가 무선전화기 문제에서도 그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당장 2013년 12월 31일로 사용이 금지되는 무선전화기의 판매가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정부 정책의 엇박자 때문이다. 2012년 말 900MHz 무선전화기 종료를 계획한 미래부가 중앙전파관리소 등 관련기관을 통해 해당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하는 제조업체에 생산중단 명령을 내리긴 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아직도 남아있는 관계로 2013년 10월 현재 공식적인 사용기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900MHz 무선전화기가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래부는 시한이 남아있는 관계로 제조업체의 판매를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일한 정책적 실패가 700MHz 무선마이크 및 900MHz 무선전화기 대란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900MHz 대역의 경우 재작년 실시된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정책적 판단 미스로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은 이후, 무선전화기 간섭으로 LTE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미래부도 덩달아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해당 무선전화기 종료를 부랴부랴 실시했기 때문이다.

한편 KT는 지난 7월 900MHz 대역 주파수에서 자신들이 LTE-A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한다고 밝히며 ‘우리의 잘못을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 주세요’라고 읍소하는 황당한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동시에 이들은 자신들의 주파수 대역을 800MHz 대역 주파수 쪽으로 0.7~1MHz 옮기는 주파수 클리어링을 요구하고 있으나 혼선을 경계하는 800MHz 대역 주파수 주인인 LG유플러스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미래부는 900MHz 무선전화기 사태를 방관한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