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가치를 지키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는 방송기술인이 됩시다!

[신년사] 방송의 가치를 지키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는 방송기술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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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상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존경하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원 여러분,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기해(己亥)년으로 황금돼지의 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돼지꿈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길몽(吉夢)이었습니다. 여기에 황금이 더해졌으니 새해는 회원 여러분이 원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복(福)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2018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던 한반도의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오르내리는가 하면 북미 정상이 악수하는 장면을 전 세계의 시민들이 TV를 통해 시청했습니다. 강원도 평창에서 남북 단일팀이 함께 땀 흘리는 생생한 모습이 지상파 UHD 방송을 통해 초고화질로 생중계되기도 했습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민족에게 찾아온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많은 결실들이 맺어지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5G 시대에 걸맞은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갑시다
2019년에는 5G 서비스가 일반 가입자 대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초연결성과 초저지연성을 내세우고 있는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적인 인프라이기도 하지만 미디어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쉽고 편하게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향상된 네트워크 성능을 활용하여 방송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던 기능들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등장할 것입니다. 방송 서비스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었고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 나아가야 합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가치를 정립하는 일은 모든 방송인의 과제이자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선결 조건입니다. 방송의 공공성과 가치를 생각하면서 미디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한다면 길은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남북 방송기술 교류의 초석을 놓겠습니다
얼마 전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남북의 철도를 잇기 위해 경의선과 동해선의 점검을 마쳤습니다. 남북 철도를 연결하여 평화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한 첫 삽을 뜬 것입니다. 언젠가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가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철도가 사람과 물류를 실어 나른다면 방송은 문화를 실어 나르는 열차입니다. 끊어졌던 철길을 잇는 것만큼이나 방송 교류의 물꼬를 트는 일은 중요합니다. 통일 독일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방송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효과적입니다. 더구나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의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UHD 방송을 제작하고 송출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남북이 이러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면 다가오는 한반도 평화 시대에 필요한 소통의 장을 만드는 데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남과 북을 연결해 줄 수 있는 해외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남북 방송기술 교류의 초석을 놓겠습니다.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촉구합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차질 없는 UHD 중계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작 시설과 송출 시설을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함으로써 국내 가전사와 방송 장비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UHDTV와 IP 기반의 방송 장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지상파 방송의 광고 시장은 나날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2020년부터는 시·도권 방송사의 UHD 전환이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지금 서울과 지역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체력이 고갈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투자 계획을 무조건 실행에 옮기라고 요구하는 것은 몸의 장기라도 팔아서 빚을 갚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상파 UHD 방송은 IP 융합 서비스, 뛰어난 수신 기능을 활용한 모바일 서비스 등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상파 UHD 방송이 활성화되면 미디어 서비스의 새로운 시장 창출과 더불어 재난 방송과 같은 공익적 방송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상파 방송사가 체력을 회복해 고품질의 UHD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생태계의 건강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재원 지원 방안을 포함한 UHD 방송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원 여러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돛의 방향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방송의 공공성과 보편성이라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는 것이 우리 방송기술인들의 역할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들이 변화의 주역이 되시기를 바라며 모두의 가정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