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5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에 따른 탄핵소추로 혼돈에 싸여 있던 대한민국은 올해 6월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상화의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 방송계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등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25년 방송계 주요 이슈들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일들을 월별로 정리하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4월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2025년 1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 개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4월 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빌딩C동 공동제작센터 4층 시사실에서 2025년 1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은 박계호 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올해 1분기 방송기술인상 수상자는 △김연재(tbn) △김예은(아리랑국제방송) △김정열(EBS) △김형기(TBC) △양지훈(KBS) △은동훈(MBC) △이원현(CBS) △전승훈(SBS A&T) △정병한(KBS) (가나다순) 등이다. 방송기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지급된다.

– 법원, 신동호 EBS 사장 임명 집행정지 인용…김유열 13일 만에 사장직 복귀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고은설)는 4월 7일 신동호 EBS 사장에 대한 임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김유열 사장이 제기한 임명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집행정지는 행정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법원은 2인 방통위 체제에서 신 사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적법성에 대해 본안 소송에서 법률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김 사장은 13일 만에 사장직에 복귀하게 됐다. 김 사장은 “현명한 결정을 해준 법원에 경의를 표한다”며 “EBS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 무엇보다 이사회, 부서장, 부장, 노조, 직능단체 등 EBS 구성원 모두가 불법적 사장은 안 된다는 강한 공감대가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부산-경남 시작으로 지역 AI 교육 진행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4월 10일 KBS 부산방송총국에서 지역 방송 AI 솔루션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사업은 방송 현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2025년 지역 방송 AI 제작 역량 강화 ‘AI 솔루션 교육 과정’으로 1차 부산/경남(4월), 2차 광주/전남(5월), 3차 대구/경북(6월), 4차 제주(7월) 순으로 진행된다.
매주 1회씩 한 달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으로 △AI 미디어 프로덕션 개론-국내외 AI 활용 콘텐츠 제작 사례 분석, AI 기반 제작 워크플로 적용 및 최적화 방법 공유 △AI 솔루션 제작 교육-검증 및 상용화된 AI 솔루션을 활용한 8K 촬영 및 색보정, AI 자동 컷팅 기법 및 실시간 AI Keying 실습 △생성형 AI 활용 교육-AI 뉴스 그래픽(이미지)‧AI 작곡 솔루션 등 미디어 후반 제작 분야 기술 실습 및 워크플로 이해 등으로 나눠 실시된다.

–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 국회 재표결에서 가결
수신료 통합징수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4월 17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가결됐다.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212표, 반대 81표, 기권 4표, 무효 2표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은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의 통과는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걸음”이라며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송,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한 입법과 제도 개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KBS도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KBS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압도적인 지지로 방송법을 개정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KBS는 진영 논리를 넘어 국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고,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5월
– KOBA 2025, 5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
제33회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The Korea International Broadcasting, Media, Audio & Lighting Show, KOBA 2025)가 5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개막식에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방송‧콘텐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훈기 민주당 의원,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 실장, 방문신 한국방송협회 회장(SBS 대표이사 사장), 박장범 KBS 사장, 안형준 MBC 대표이사 사장, 김유열 EBS 사장, 김학균 OBS 사장,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원장, 정흥보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상근부회장, 윤상철 한국음향예술인협회 부회장, 육동석 한국음향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 참석자들은 네이버클라우드, 캐논코리아, 삼아지브이씨, KBS, 블랙매직디자인, 소니코리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MBC, SBS, EBS, CBS), 케이시스 등의 부스를 돌면서 카메라, 라우터 시스템, 마스터 스위처, 조명 장비, 송신 장비, 영상 편집 보드, 비디오 허브, 오디오 장비, 스피커, 마이크, 앰프 등 방송‧미디어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6월

– 이재명 정부 출범…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급물살타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6월 4일 오전 6시 21분을 기점으로 5년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 당선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재의요구안(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방송 3법의 재추진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5월 26일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그동안 공청회와 이후 당내 논의를 거쳐 정리된 방송 3법 초안을 공유했다.
–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직서 40일 만에 재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사직서가 40일 만인 6월 4일 재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위원장은 4월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류 위원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위원장은 지난 2023년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들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넣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4월 21일 민원 사주 의혹 신고 사건을 감사원에 이첩하기로 했다.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류 위원장의 사직서를 수리했고 하루 지난 4일 오전 인사혁신처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류 위원장에 대한 해촉 인사발령 공문을 보냈다. 이어 방통위는 방심위에 이 공문을 전달했다.

– 이진숙만 남은 방통위…조직개편 수술대 오르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윤석열 정부 내내 위법 논란이 일었던 방송통신위원회 조직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방통위는 김태규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사실상 이진숙 방통위원장 1인 체제다. 김 부위원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재가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방송과 통신에 관한 규제 및 이용자 보호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중앙행정기관이지만 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이 미치지 않는다. 2008년 이전 방송위원회를 개편하면서 정보통신부의 통신 부분을 통합시켜 만들어졌다. 5인 합의제 기관으로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은 국회 추천으로 임명한다. 국회는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1인을, 그 외 교섭단체가 2인을 추천한다.
윤석열 정부 내내 논란의 한 축이었던 방통위는 2인 체제 아래서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EBS 등 공영방송 이사진 개편, YTN 최대주주 변경, 수신료 분리징수 등 민감한 사안의 의결을 강행했다. 이후 법원은 방통위는 합의제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2인 체제 방통위에서의 결정을 문제 삼았고, 방문진 이사장 해임과 방문진 이사 임명, EBS 사장 임명 등에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정치권과 언론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방통위 체제 및 업무 재조정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합의제 정신에 맞게 방통위 운영 체제를 개편하고, 방통위 업무 범위 조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 1인 체제가 지속된다면 전체회의 개최가 불가능해 주요 안건 심의 및 의결이 불가능해 상임위원을 추가 인선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져 윤석열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갈등을 빚을 수 있다. 국민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새 정부의 첫 단주부터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쟁을 벌이기
보다 차라리 조직개편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티빙-웨이브 합병 조건부 승인…“현행 요금 유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8부 능선을 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과 웨이브의 임원 겸임 기업결합심사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6월 10일 티빙과 웨이브의 임원 겸임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J ENM과 티빙은 웨이브의 이사 8인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인, 감사 1인을 자사 임직원으로 지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양사의 합병이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어 오는 2026년 말까지 현행 요금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통합 요금 상품도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출시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 언론노조 YTN지부, ‘내란 결탁세력 유진그룹 규탄 결의대회’ 개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쟁의에 돌입한 지 22일 만인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내란 결탁세력 유진그룹 규탄 결의대회’를 통해 YTN 사영화 과정의 문제점을 알린 뒤 YTN 정상화 및 공적 소유구조 복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5월 22일부터 쟁의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등 단체협약 준수, 대규모 배치전환 시 조합과의 사전 협의,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최소한의 임금 인상, 시간외수단 법정화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5월 19일 최종 결렬됐다.
– 전편 AI 제작 ‘EBS AI 단편극장’…기술, 카메라 등 다른 직군 제작자 참여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네 편의 단편 영상이 ‘EBS AI 단편극장’을 통해 6월 27일 오후 2시 30분 EBS 1TV에서 방송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PD·기술·카메라·사업 기획 등 각기 다른 직군의 제작자가 ‘나만의 이야기’를 전 과정 AI와 협업해 완성한 국내 최초의 전편 AI 제작 방송용 영상물이다.

– 과기정통부 2차관에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에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을 임명했다. 1968년생인 류 차관은 서강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관리학(MISM)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제3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장 △인공지능기반정책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전파정책국장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고용휴직 등 정보통신·디지털 정책 전반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