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 양적성장 멈추나

세계 TV 시장, 양적성장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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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TV 판매가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미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경제의 장기적인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월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2,430만대로 전년대비 5.9% 감소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2억5,534만대에 비해 무려 6.7%나 줄어든 수치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2년 연속 TV 판매 감소의 이유로 세계경제의 유례없는 장기불황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와 더불어 유럽의 경제블록을 강타하고 있는 불확실성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선진국의 경우 장기적인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TV 출하량 자체가 더딘 편이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UHDTV의 등장으로 뉴미디어 플랫폼 시장성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TV 시장 전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개발 도상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밀려난 PDP TV와 브라운관 TV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럽게 LCD TV 수요가 증가해야 하지만,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브라운관 TV의 경우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지막 남은 전진기지로 여겨지던 인도에서 철수하고 파나소닉마저 PDP TV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지만 이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선진국의 경우 UHDTV 각축전이 벌어지며 나름의 구입 유발효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시장 잠재력이 큰 개발 도상국에서는 경제 불황의 여파로 LCD TV로의 진화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N-스크린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형 미디어의 등장도 TV 사업을 위협하는 불안요소다. 모바일을 전제로 하는 다양한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개인의 TV 시청 행태가 다양해진 부분도 TV 시장의 매출 급감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PDP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들이 세계적인 TV 판매 급감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매출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파나소닉과 같은 글로벌 경쟁자의 퇴장과 더불어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존재가 아직 수요가 남아있는 PDP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TV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더불어 개인 미디어의 급속한 발달에 따른 시청행태의 변화라고 압축할 수 있다. 다만 선진국이 UHDTV라는 극한의 진화속에서 전환기를 맞이했다면 개발 도상국의 경우 브라운관과 PDP에서 LCD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국면전환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단계에서 양쪽 모두 경제불황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